이란 "원유 감산" vs 사우디 "동참 안해"…OPEC 총회 앞두고 '충돌'

아주경제 송지영 기자=오는 14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총회를 앞두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충돌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최근 유가 하락의 배후로 지목하고 일부 회원국들을 설득해 사우디에 감산 압력을 넣을 예정이며, 반면 사우디는 당분간 감산에 동참하지 않을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1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같은 두 나라의 판이한 입장 차이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혹을 둘러싸고 미국 주도로 서방 세계가 이란 제재에 나서면서 더 커져가고 있다.

서방 세계는 이란 제재에 따라 이란의 원유 생산량 및 공급량이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석유 수출국가들이 증산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 이란의 원유 수출은 최근 20년래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다.

최근 브렌트 유가는 지난 3월 4년래 최고치인 배럴당 128달러에서 하락해 현재 100달러에도 못미치고 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7월 인도분은 11일 배럴당 82.7달러를 기록했다. 이 같은 유가 하락은 주요 원유 소비국인 미국과 중국의 경기 침체로 석유 수요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란 핵무기 개발 의혹으로 이스라엘이 선제 공격을 주장했던 전운의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기 때문이다.

이란의 알리 카타비 OPEC 대표는 “원유 시장에 조성된 불안정 때문에 심각하게 유가가 하락하고 있다”며 특히 사우디를 비롯해 쿠웨이트와 아랍에미리트를 증산에 따른 유가 하락의 원인으로 꼽았다.

이란 입장에 선 알제리의 유세프 유스피 석유장관은 “OPEC 회원국들은 시장 악화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하루 생산량이 3000만배럴을 넘을 경우 새로운 방안이 강구되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사우디의 알리 나이미 석유 장관은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보다 생산량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사우디는 최근 일일 원유 생산량을 30년래 최대인 1000만 배럴로 상향 조정했다. 사우디는 브렌튜 유가 기준 배럴당 100달러를 적정선으로 보고 있다.

OPEC은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40%를 차지하며, 하루 생산량 3000만배럴을 기준으로 유가를 조절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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