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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4-05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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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중국에서는 삼공경비(三公經費) 지출에 대한 논란이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3월 26일 개최된 국무원 제 5차 청렴정치회의(第五次廉政會議)에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국무원 총리는 앞으로 삼공경비(三公經費) 사용을 엄격히 관리하며 지금까지 관례로 된 삼공경비를 이용한 고가의 고급 백주(白酒 고량주),담배,선물용품 매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하였다.

당국으로 부터 이러한 발표가 나온뒤 중국 증권시장은 이와 관련된 주식들이 된서리를 맞았다. 이튿날 백주 관련 업종은 단번에 3.94% 폭락하였고 이중에서도 특히 중국 백주의 맏형격으로 불려지는 구이저우마오타이(貴州茅臺,600519)는 6.37% 폭락하였다. 이는 2010년 11월 17일 이래 최대의 낙폭이었다.

중국에서 삼공경비(三公經費)라 함은 3가지의 공공경비라는 의미로 정부기관의 공금을 이용한 해외출장,공용차 구입과 운행 그리고 접대비 지출을 의미한다.사실 공산당 간부를 포함해 정부 기관의 공무원 비율이 많은 중국은 삼공경비 지출은 애초부터 당연하고 보편적인 관례로 묵인해 왔었다. 단지 이전에는 비용지출을 공개하지 않아 많은 국민들이 자세한 공무지출 내역을 알 수 없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불문율은 2011년 중국정부가 투명한 재정지출을 위해 정부 각 부서에 대해 삼공비용 공개를 의무화하는 조례를 제정하면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그동안 그늘에 가려졌던 삼공경비 지출이 처음으로 만천하에 드러났다. 이로 말미암아 지난 2010년 정부 각부서가 삼공경비로 지출한 총계가 94억7000만 위안으로 공개되었다.

이와 같은 숫자의 공개는 예상했던 대로 중국 일반 서민들인 라오바이싱(老百姓)들에게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그동안 공공연하고 합법적인 공금사용이 국민들의 눈에는 공금남용으로 비쳐졌고 삼공경비의 구체적인 사용이 국민들 심판대 위에 오른 것이다.국민들이 피땀흘려 납부한 세금이 정부부처 공무원들이 함부로 먹고 마시는데 유용되고 있다는 거센 비난을 산 것이다.

사실 중국에서는 매년 각 국가기관과 예하 각 지방정부, 국영기업들이 예산의 일정부분을 할당하여 대외 선물및 자체 회식용으로 고급 백주를 매입하는 것은 공식적이고 중요한 일이 되어 왔다. 고급 백주의 경우 수요에 비해 생산량이 훨씬 적어 나중에 구입이 어렵고 설사 구입을 하더라도 가짜일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특히 중국의 속칭 8대 명주 중 가장 유명한 마오타이 술의 경우 진품을 사는 것은 미리 정부조달로 구매해 놓지 않을 경우 시중에서 진품을 사기 힘들 정도이다.

실례로 지난 2010년 구이저우마오타이 양조장이 공식적으로 제조한 백주 생산량은 2만 t이었던 반면 실제 시장에서는 이의 10배가 넘는 20만 t의 마오타이 술이 유통 판매됐다는 얘기가 전해졌을 정도다. 한마디로 말해 시중에 판매되는 마오타이의 10병 중에 1병만이 진품이라는 결론이다.그래서 시민들은 마오타이 진품을 사는 것은 복권을 사서 당첨되는 것과 같은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한다.그러니 중국의 각 정부부처에서 마오타이의 사전확보를 위해 혈안이 될 만도 하다.

이번 중국정부의 삼공경비 고급백주 매입금지로 구이저우 마오타이는 가장 큰 치명상을 입었다. 정부의 공금 조달경비 후광을 등에 업고 편안한 성장의 가도를 달려왔다는 뼈아픈 지적이다.사실 그동안 마오타이는 주식시장에서도 화려한 길을 걸어왔다.

마오타이 주식은 현재 중국 증권시장에서 2개의 최고 기록을 가지고 있다. 업계 최장의 최고가 주식(3월 30일 종가 196위안)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주당순이익 또한 6.33위안으로 중국증권시장 최고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2011년 순이익은 업계 최고인 87.63억 위안으로 동기대비 73% 증가하였다.

2001년 8월 27일 공모가격 31.39위안에 상하이 거래소에 상장되었는데 10년동안 주가는 6배 오른 반면 그동안 받은 주식•현금배당 등이 많아 종합적으로 50배 이상의 평가차익을 누린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이는 부동산과 금투자 보다 훨씬 나은 소득을 올린 셈이다.

최근 원자바오 총리의 삼공경비와 관련된 소식은 중국 증권가에서도 커다란 화제가 되고 있다.앞으로 삼공경비의 최대 수혜주였던 마오타이를 비롯한 고급 백주 주식들이 증권시장에서 투자자들에게 어떠한 평가를 받아갈 지 자못 궁금하다.

베이징=간병용,중국증시 관찰자,본지 객원기자(kanhm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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