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보험업계, 보험료 '인색' 사회공헌 '생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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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2-06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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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자기 주머니 채우기에 바빴던 보험사들이 겨울철을 맞아 연탄 나누어 주기로 선심을 쓰고 있다.

보험업계는 고객들의 보험료 인하 요구에는 인색한 태도를 나타내면서도 연탄 배달, 김장 담그기 등 계절성 이벤트로 생색을 내고 있다.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들은 지난 10월 이후 너, 나 할 것 없이 저소득자나 독거노인, 다문화가정 등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사회공헌활동에 팔을 걷어붙였다.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각 회사 임원진이 직접 주방용 고무장갑을 끼거나 얼굴에 검댕이를 묻힌 곳만 10여곳에 달한다.

짜고 치는 이자율 담합판에 리니언시(자진신고자 감면제)까지 얹거나 자동차보험료 인하 요구에 모르쇠로 일관하던 때와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최근 요일제 자동차보험과 마일리지 자동차보험 중복가입을 불허한 손보사들의 태도는 두 얼굴의 단적인 예다.

국내 주요 온·오프라인 손보사 중 마일리지 자동차보험과 요일제 자동차보험 중복가입을 허용하는 회사는 단 한 곳도 없다.

마일리지 자동차보험 가입 대상자들은 매일 운전을 하지 않거나 운전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이들로 대부분 요일제 자동차보험 가입 기준을 충족하지만 특약 동시가입을 통한 중복할인 혜택을 누릴 수 없게 됐다.

손보사들은 두 특약에 대한 중복가입을 허용할 경우 평균 할인율 16~18%까지 치솟을 것을 우려해 일명 꼼수를 썼다.

각 보험사는 이 와중에도 김치 포기 수와 연탄 장 수를 강조하는 사회공헌활동 보도자료를 앞 다퉈 언론사에 배포했다.

특히 행사마다 ‘사랑의’라는 수식어를 달아 전국 방방곳곳을 핑크빛으로 물들이는 데 공을 들였다.

고객들이 바라는 ‘사랑의 보험료 인하’ 대신 ‘사랑의 김장담그기’와 ‘사랑의 연탄배달’로 화장을 한 보험사들은 매스컴에 분가루를 흩날리며 나눔의 미모를 과시했다.

시커먼 속살을 감추기 위해 덧칠한 화장은 ‘역시 기업시민’이라는 대중의 칭송을 이끌어 내는 데 성공했지만 그것이 나를 위한 것이었는지, 우리를 위한 것이었는지는 보험사 스스로에게 물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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