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런 내년도 이어져… 하반기 이후 유입전환"

(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펀드런' 현상이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유입세로 전환은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봤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4일 기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주식형펀드 순유출액은 2008억원으로 집계됐다.

9거래일 연속 순유출이다. 전날보다 규모도 확대됐다. 12월 들어 순유출된 자금 규모는 1조3019억원으로 이미 전달 전체 유출액(1조2760억원)을 넘어섰다.

2007년 10월 2일 코스피가 2014.09포인트를 기록했을 때도 펀드 환매가 줄을 이었다. 이날에만 2261억원이 빠져나갔고, 4일간 5110억원이 순 유출됐다.

이후 코스피가 최고점을 찍은 10월 31일까지 7600억원이 빠져나갔다.

지수강세로 국내주식형펀드는 양호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작년 2월 -22.7%까지 추락했던 국내주식형펀드 가입자 평균 수익률은 11월 말 기준 54.5%까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가 원금회복에 이어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증권가는 분석했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펀드연구원은 "지금 환매물량은 대부분 하반기에 유입된 자금"이라며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던 펀드가 원금을 회복하자 환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는 추세적인 환매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지수 상승에 따라 환매 물량도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박현철 메리츠종금증권 펀드연구원은 "내년시장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있는 만큼 차익실현 매물은 지속적으로 나올 것"이라며 "아직은 펀드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지 않은 탓"이라고 전했다.

박 연구원은 "랩어카운트를 비롯해서 새로운 상품도 많고 펀드 대비 신뢰도가 높은 편"이라며 "펀드에 대한 심리가 개선되지 않은 이상 유입세로 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비해 김순영 IBK투자증권 펀드연구원은 "펀드 환매가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규모는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IBK투자증권은 2007년 이후 코스피 1950~2000포인트 사이에 들어온 국내주식형펀드 설정 규모는 모두 4조2320억원이라고 밝혔다.

2009년 4월 이후 빠져나온 펀드자금은 2조975억원으로 전체 물량 49%가 소화됐다.

아직 2000선에 걸려 있는 환매 대기 물량이 2조원 가량 남았다는 이야기다.

김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에 환매 규모가 줄어드는 속도는 빨라질 순 있지만 여전히 환매가 우세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펀드연구원은 "환매세가 점차 완화되면서 자금 움직임은 횡보세를 보일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는 환매물량이 유입물량보다 조금 더 많은 정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내년 초 자금유입을 점치기도 했다.

임진만 신한금융투자 펀드연구원은 "나와야할 물량은 대부분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코스피가 2000포인트에서 견고한 모습을 보인다면 내년에는 펀드로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지수가 상승할 것이라고 본다면 펀드 수익률도 추가 상승이 가능하므로 환매할 이유도 사라진다"며 "추가 상승에 대한 믿음이 생긴다면 환매물량은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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