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軍, 억류 대통령 구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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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0-0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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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에서 경찰의 폭력시위로 비상사태가 선포되는 등 정국이 혼란에 빠진 가운데 시위대에 둘러싸여 병원에 억류됐던 라파엘 코레아(47) 대통령이 30일(이하 현지시각) 저녁 정부군에 구출됐다.

   이날 정부군은 수도 키노 소재 경찰병원에 진입해 코레아 대통령을 구출하는 데 성공했다. 에드윈 하린 내무부 차관은 "우리는 대통령을 빼냈다"고 말했다.

   에콰도르 적십자에 따르면 병원 진입을 시도하던 정부군과 경찰 시위대 사이에 총격전이 벌어져 시위대 2명이 숨지고 양측에서 부상자 37명이 나왔다. 적십자는 애초 사상자 수를 50명 이상으로 추산했었다.

   이날 시위는 정부의 복지예산 삭감조치에 반발한 경찰 시위대가 키토 국제공항과 의사당, 정부청사 등을 장악하고 거리로 몰려나오면서 시작됐다.

   시위대는 이어 수도 키노의 한 경찰병원에 코레아 대통령을 억류하고 병원을 에워싸고서 대통령 지지자 및 정부군 병력과 12시간가량 대치했다.

   프레디 마르티네스 경찰청장은 이날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탈출 후 대통령궁에 도착한 코레아 대통령은 시위대가 쿠데타를 일으켜 자신을 살해하려 했다면서 이들의 요구에 절대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발코니로 나와 지지자들에게 "(이번 사태로) 완전히 불필요한 유혈사태가 났다"면서 "아무것도 용서하지 않고 아무것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레아 대통령은 이어 반란 와중에도 자신을 지지한 국내 지지자들과 남미 각국 정상, 시위대에 합류하지 않고 병원에서 자신을 끝까지 경호한 경찰특공대에 감사를 표시했다.

   그는 이번 사태가 "투표함이 아니라 무기를 들고 혁명을 중단시키려 하는 이들에게 하나의 본보기가 될 것"이라며 "후세에 역사가 (이번 충돌의 배후에 있는 사람들을) 심판할 것이며 이제 우리는 더 큰 열정과 희망, 신념을 갖고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ㆍ경제적 혼란이 극심했던 에콰도르에서는 코레아 대통령 집권 이전 10년간 시위로 대통령 3명이 물러난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 사태 역시 경찰과 군의 단순 불만이 아니라 쿠데타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코레아 대통령은 `민족주의적 포퓰리스트(대중주의자)'로 평가받으며 천연자원 국유화 확대 등 각종 파격적 조치를 내놔 높은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고, 이번 사태에서도 시위대에 반발해 그를 지지하는 이들이 많았다.

   미국에서 공부한 좌파 성향의 코레아 대통령은 정치 신인이던 지난 2006년 기존 보수 정치권에 반대, `시민혁명'을 부르짖으며 대선에 출마해 친(親)미 성향 후보를 누르고 승리한 인물이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이기도 한 그는 `제2의 차베스'라 불리기도 했으며, 2008년 9월 대통령 권한 강화를 뼈대로 한 신(新)헌법을 국민투표에 부쳐 통과시키고 작년 4월에는 재선에 도전해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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