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지소연ㆍ여민지 투톱 스트라이커가 이끄는 대표팀이 여자 월드컵에 뜬다면..'
상상만 해도 축구팬들의 입가에 웃음을 띠게 하는 장면이다. 하지만 이제는 상상이 아니라 몇년 뒤에 이뤄질 가능성이 큰 가까운 `미래'가 됐다.
지난 26일 최덕주 감독이 이끄는 17세 이하(U-17) 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 U-17 여자 월드컵 결승에서 일본과 승부차기 끝에 우승을 차지하면서 축구팬들의 기대는 2년 뒤 런던 올림픽과 2015년 성인 여자 월드컵(개최지 미정)까지 쏠리고 있다.
지난 20년간 변방에 머물러 왔던 한국 여자축구는 2002년 한일월드컵을 경험하고 협회 등의 지원을 받으며 최근 1, 2년간 급성장했다.
뉴질랜드에서 열린 2008년 제1회 U-17 여자 월드컵에서는 현재 U-20 대표팀 주전들이 뛰며 처음으로 8강에 진출, 한국 여자 축구의 상승세를 예고했고 지난해에는 후배들이 지난해 11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16 선수권대회에서 일본, 북한 등을 꺾고 아시아 무대를 평정했다.
이런 성적은 예고편에 불과했다. 지난달 U-20 월드컵에서는 한국 축구 최초로 FIFA 대회 3위에 오른 데 이어 U-17 대표들은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에 최초로 FIFA 대회 우승컵을 안기며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
물론 성인 무대에서는 조금 얘기가 다르다. 한국은 2007년 중국에서 열린 성인 여자 월드컵에 이어 2011년 독일 월드컵에서도 본선 진출에 실패했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등 아직 뚜렷한 성과를 못 내고 있다.
하지만 현재 U-20, U-17 월드컵에서 활약한 선수들이 본격적으로 성인 대표팀에 합류하는 2012년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U-17 월드컵 우승을 이끌고 득점왕, MVP까지 쓸어담은 여민지(17.함안대산고)와 김아름(17.포항여전자고), 이금민(16.현대정과고) 역시 5년 뒤면 20대 초반으로 한창 기량에 물이 오르기 시작할 시기다.
다른 종목에서 `방황'을 거치며 황무지를 개척해온 1세대 선배들과 달리 어릴 때부터 집중 투자를 통해 `순수 축구인'으로 길러지고 큰 무대에서 국제경험까지 쌓은 이들 황금 세대가 뭉치면 성인무대에서도 충분히 정상을 두드려 볼 수 있다는 평이다.
물론 청소년기 실력을 20대 이후에도 유지하면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게 쉬운 일만은 아니다. 당장 어린 선수들이 실력을 펼칠만한 무대가 좁다.
대학부의 영진전문대는 내년도 축구팀 신입생 선발을 포기했고 여자 축구의 `풀뿌리'인 초등학교 팀도 최근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음에도 올해 들어 4곳이 사라졌다.
어릴 때부터 운동에 집중하는 한국과 달리 독일이나 미국 등 여자 축구 선진국 선수들은 청소년기에는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다 진로가 정해지는 20대 이후 기량이 절정에 이른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점이다.
news@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