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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크리스티에서 경매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피카소의 '누드, 녹색 잎과 상반신'. |
이에 전 세계 미술 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를 냈다. 바로 미술 시장이 회복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소더비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지난해 하반기 대비 45.6% 증가했고, 위기 직전 정상 국면이던 2008년을 기준으로 하면 상반기 매출의 85.3%까지 회복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여파로 극도의 침체기를 맞았던 미술시장이 이처럼 단기간에 회복할 수 있었던 데는 중국의 자금력이 한 몫 했다.
토러스 투자증권의 이원선 애널리스트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중국은 2008년 전 세계 경매 거래금액의 단 7%를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경매 거래액의 17%를 차지하는 등 글로벌 자산 매수의 주체로 등장하고 있다.
중국은 올 들어 부동산 대출을 억제하고 토지규제를 강화하는 등 국영기업의 부동산 사업을 단속하는 조치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이로 인해 돈 많은 중국인들이 미술품과 같은 투자 대안에 더욱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원래 미술품은 금과 함께 대표적인 실물자산으로 금융 위기 전까지 가격 흐름이 유사했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금 가격은 계속 상승하는 반면, 미술품 가격은 계속 떨어졌다.
미술품의 경우 거래 회전율이 낮아 금 보다 환금성이 떨어지고 어떤 작품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수익률 오차가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물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여전한 가운데, 선진국들이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미술 시장에 들어온 것이다.
미술품 정보사이트인 아트프라이스닷컴이 집계하고 있는 '아트 프라이스 인덱스(Art Price Index)'도 지난해 상반기를 저점으로 반등했다.
또 세계 최초의 미술품 가격 지수인 '메이-모제스 지수(Mei-Moses Art Index)'도 지난해에 비해 올해 상반기 13.4% 상승했다.
이처럼 세계 미술 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미술시장이 주목할 만한 저평가 시장이라고 말한다.
즉 지금이 미술품 투자의 적기라는 것이다. 미술품은 주식과는 달리 10년 정도 장기 투자를 해야 한다는 전제로 하면 올 하반기 구입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
이원선 애널리스트는 "우리나라 미술 시장은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너무나 저평가 돼 있다"며 "바닥을 친 지금이 투자하기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우리나라 시장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작품은 박수근의 유화 '빨래터'. 이 작품의 낙찰 가격은 45억 2000만원으로 지난 5월 중국 폴리옥션에서 701억원에 낙찰된 황팅지엔의 '디주밍'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저평가 돼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미술시장이 당분간 횡보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다만 지난 2년간 미술품의 거래량과 가격 모두 위축됐었기 때문에 더 이상의 하락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정표 건국대 교수(한국아트밸류연구소 소장)는 "미술 투자자들은 구매를 적극 고려해 볼 시점"이라며 "2년전과 비교해 가격은 하락하지 않았지만 거래량이 오히려 줄었기 때문에 현 국면은 횡보국면으로 판단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한 옥션 관계자도 "10년 정도 장기 투자를 한다고 생각하고 미술품을 구입해야 한다"며 "양도세 부과라는 변수도 있기 때문에 내년 1월 전, 올해 하반기에 작품을 구입하면 리스크를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miho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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