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독일 수입차의 전성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최근 빠른 속도로 회복하는 수입차 시장에서 판매량 상위권(1~5위)을 독차지하는 것 뿐 아니라 가격을 낮춰 국내 프리미엄 시장마저 위협하고 있다.
각 사는 수입차끼리의 경쟁을 ‘즐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한정된 시장에서 점유율 경쟁을 하는 게 아니라 수입차 천국인 일본처럼 수입차 시장 규모 자체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벤츠와 BMW “1등은 나의 것”
하랄트 베렌트 사장 (사진제공=벤츠코리아) |
하랄트 베렌트 벤츠코리아 사장<사진>은 지난달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 1만대 이상 판매해 BMW를 제치고 수입차 판매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오는 12일 사옥 이전을 통해서도 사내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전년도 챔피언 BMW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BMW는 지난 1일 벤츠 E시리즈에 맞설 5시리즈 4종을 출시했다. 특히 528i 모델은 가격을 더 낮춰 6000만원대에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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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준 사장 (사진제공=BMW코리아) |
양사는 이 같은 1위 경쟁이 오히려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마티아스 라즈닉 벤츠코리아 부사장은 기자와 만나 “독일 자동차끼리의 경쟁은 매우 즐거운 일”이라며 “두 경쟁 모델이 오히려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긴장하고 있는 것은 오히려 국내외 프리미엄 브랜드다.
BMW는 신형 5시리즈를 내놓으며 이전 모델의 가격(523i)을 5990만원까지 낮췄다. 신형 528i 역시 6750만원이다.
이는 현대차의 프리미엄 세단 제네시스의 최고급 풀옵션(6790만원)보다 조금 낮거나 높은 수준이다.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 역시 4월 들어 전 모델의 취득.등록세 및 공채비용을 지원하는 형태로 차량가의 9%를 할인해 주며 독일 브랜드의 공세에 대비하고 있다.
◆폴크스바겐 “트렌드를 바꾼다”
폴크스바겐은 아예 수입차의 트렌드 중형 이상에서 중소형으로 바꾸고 있다. 골프나 CC, 파사트 등 중소형 모델을 내세운 폴크스바겐은 최근 2달 연속 월 1000대 이상 판매하며 시장 2위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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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크스바겐 골프 TDI (사진제공=폴크스바겐코리아) |
업계 일부에서는 한국 수입차 시장도 중소형차 중심으로 형성된 일본과 같은 형태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클래스, 5시리즈 등 중대형차 위주로 형성된 국내 수입차 시장과는 달리 일본에서는 중소형차 중심의 폴크스바겐이 20년째 수입차 부문 1위를 지키고 있다.
박동훈 폴크스바겐코리아 사장은 “합리적 가치를 중시하는 고객이 늘며 폴크스바겐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앞으로 서비스에도 투자해 고객 만족도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단 아직 수치상으로는 이 같은 변화가 눈에 띄고 있지는 않다. 올들어 2000㏄ 미만의 수입차 비중은 전체의 32.7%로 지난해(33.9%)와 큰 차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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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한국수입자동차협회) | ||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수입차 신규 등록대수는 1만9917대로 지난해보다 64.1% 증가했다. 특히 3월 7102대가 팔려 수입차로는 처음 월 판매량 7000대를 넘어섰다.
윤대성 수입차협회 전무는 “올해 수입차의 1분기 판매량은 전분기보다도 8.6% 증가했다”며 “경기회복세와 계절적인 수요 증가, 일부 브랜드 물량 확보 등으로 수입차가 잘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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