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기가 빠르게 회복됨에 따라 꽁꽁 얼어붙었던 기업들의 투자심리에 훈풍이 불고 있다.
5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제조업 설비투자 확대 필요성을 가늠할 수 있는 '설비투자 조정압력'이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설비투자 조정압력(%p)은 제조업 생산 증가율(%)에서 제조업 생산능력 증가율(%)을 뺀 수치다. 이 값이 플러스(+)라는 것은 향후 설비투자확대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설비투자 조정압력은 경제위기 이후인 지난해 11월 -17.9를 시작으로 12월 -23.4, 올해 1월 -29.6으로 최저점을 찍었다. 이 후 2월 -13.1, 3월 -13.5, 4월 -11.0, 5월 -11.0, 6월 -3.7, 7월 -1.9, 8월 -1.8을 기록한 뒤 지난 9월 8.1로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돌아섰다.
그동안 정부가 경기회복에 대한 낙관론을 자제해왔던 것도 민간기업의 설비투자가 극도로 부진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경기회복으로 생산이 활발해지면서 지난 9월(+5.8%) 설비투자지수가 11개월만에 깜짝 실적을 기록하면서 정부도 향후 국내 설비투자 증가세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재정부는 이날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선행지표 등을 감안할 때 10월 국내 기업들의 설비투자 증가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같은 설비투자 증대에 대한 기대감은 최근의 빠른 경기 회복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여 마냥 낙관만 할 상황도 아니라는 지적이다.
노대래 재정부 차관보는 이날 오전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한국M&A포럼' 강연에서 "글로벌 경제가 고용부진, 유가 상승 등 위험요인이 잔존하고 글로벌 무역 불균형, 과도한 차입 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더블딥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경기낙관론에 대해 경계감을 드러냈다.
노 차관보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실물위기로 전이돼 글로벌 인수.합병(M&A)이 38% 감소했지만 일본과 중국은 엔화와 위안화의 강세로 인해 사상 최고치 증가율을 기록했다"며 "우리나라는 자금조달 애로, 정보.경험 부족, 정책적 측면의 부족 때문에 부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과 중국의 M&A 추진은 한국 경쟁력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정부도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 기업이 글로벌 M&A를 적극 활용토록 하겠다"며 "특히 에너지.자원 분야, 부품.소재.녹색기술 등 신성장 분야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s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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