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WBC에서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이 24일 숙적 일본과 우승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대표팀은 이번 결승에서도 일본을 눌러 우리의 실력을 재확인시키겠다는 각오다.
이번 대회 예선에서 2승2패의 호각세를 보인 한.일 양국의 실력은 우열을 가르기 어렵지만 역설적이게도 양국의 야구 인프라는 큰 차이가 있다.
일본은 4000여 개의 고교야구팀을 보유, 두터운 선수층을 자랑한다. 53여 개 팀에 불과한 한국 고교야구팀과는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이다.
한국은 잠실과 사직 등 일부 구장을 제외하면 구장 시설 역시 크게 낙후돼 있다. 일본의 돔구장은 언감생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대표팀은 잇단 선전으로 최근 경기 불황으로 침체된 국민들의 사기를 한껏 높이고 있다.
한편 전 세계에서 고군분투중인 전자산업은 한국 야구대표팀의 활약 이상의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야구대표팀이 일본과 대등한 수준이라면 한국 전자산업은 이미 숙적 일본을 크게 제압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지난달 거의 같은 시기에 세계 최초로 40나노 D램 개발에 성공했다. 이로써 한국은 D램 산업에서 일본과의 기술 격차를 1년 이상 크게 벌였다.
한때 D램 반도체 산업을 이끌었던 일본 업체는 기술력은 물론 시장 점유율 역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 밀려 3위에 쳐서있다.
일본은 한국 반도체 산업에 대항하기 위해 NEC와 히타치의 D램 산업부를 통합한데 이어 미쓰시비전기의 D램산업부까지 흡수, 엘피다라는 단일 회사를 세운 바 있다.
그러나 엘피다는 현재 자금난으로 정부의 지원을 기다리는 처지로 전락했다.
TV산업에서도 한국은 이미 일본을 제압했다.
삼성전자는 일본 소니를 누르고 3년 연속 세계 TV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29.8%다. 전 세계 TV 구입자 10명 가운데 3명이 한국 제품을 구입한 셈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TV 전체 매출액은 244억 달러로 시장점유율 21.9%를 기록했다. 2위인 소니(146억 달러, 13.1%)와의 격차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이공계 학문에 대한 푸대접이 지속되고 있고, 정부 규제로 인해 공장 증설조차 여의치 않은 환경 속에서도 국내 전자 산업이 기적에 가까운 활약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야구 대표팀이 다소 뒤처지는 환경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성적으로 국민들에게 희망을 드리고 있다”라며 “국내 전자 기업들도 명실상부한 전자산업 1위 자리를 차지해 한국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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