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배당 “없거나 혹은 줄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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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2-25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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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총액 1570억원..작년의 5%

은행 주식을 갖고 있다면 배당에 대한 기대는 실망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국내 은행들이 주주 배당금을 대폭 삭감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확충을 위해 은행들이 내부유보금을 쌓아야 하기 때문이다.

2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내 18개 은행의 배당총액은 1570억원 수준으로 작년 배당총액의 21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올해 배당재원이 되는 작년 은행권 순이익은 7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7.4% 급감한 점을 감안해도 예년에 비해 쥐꼬리 배당이다.

은행들은 2006년 13조4546억원을 벌어 이듬해 3조8683억원을 배당했고 2007년에 벌어들인 14조8652억 원의 순이익으로 작년에 3조3292억원을 주주들에게 돌려줬다.

2007년과 작년에 은행들의 배당성향(배당총액 대비 순이익)은 각각 28.8%, 22.4%로 높은 편이었지만 올해는 2.0%로 급락했다.

은행별로 보면 하나, SC제일, 국민, 씨티, 광주, 제주, 경남, 농협, 수협 등이 무배당을 결정했고 정부가 대주주인 산업, 기업, 수출입은행도 배당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

 배당을 실시하는 6개 은행들도 대부분 작년에 비해 배당금을 대폭 줄였다.

 신한은행이 4065억원에서 100억원, 우리은행이 2003억원에서 25억원, 외환은행이 4514억 원에서 806억원, 부산은행이 836억원에서 300억원, 대구은행이 793억원에서 300억원으로 작년 대비 배당총액을 삭감했다.

전북은행만 배당금을 작년의 23억원에서 40억원으로 늘렸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그러나 “지난해엔 현금 50원에 주식 1주당 0.04%를 적용했지만, 올해는 현금 100원에 주식을 0.02%만 적용했기 때문에 총액이 증가한 듯 보이지만 총괄로 따지면 오히려 줄었다”고 밝혔다.

은행들이 배당을 실시하지 않거나 배당금을 대폭 줄임에 따라 은행의 대주주이자 대부분 상장사인 은행지주사도 주주들에게 배당을 실시할 여력이 없어지게 됐다.

국민지주는 배당을 실시하지 않을 방침이며 신한지주와 우리지주, 하나지주도 배당금을 대폭 삭감해 은행 지주회사의 전체 배당금은 2500억원을 넘지 않을 전망이다.

은행들이 올해 주주들의 반발을 각오하고 배당을 극도로 억제하는 이유는 건전성이 악화될 것에 대비해 자기자본을 확충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다만 급격한 배당축소로 인한 주주들의 반응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B은행 관계자는 "은행지주는 외국인 주주 비중이 높은 편"이라며 "주주총회 때 이들이 크게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고 K지주 관계자는 “주주들은 당연히 배당 삭감을 싫어하지만 경기 침체와 여러 요건을 감안할 때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지 않겠냐”고 설명했다.

 강소영 기자 haojizh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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