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리포트]마잉주 타이완 총통 친중정책에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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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11-1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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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타이완 광복 기념일에 수도 타이베이에서 마잉주총통의 친중국 정책에 항의항는 시민 60만명이 가두 시위를 벌이고 있다.

 


타이완 정부의 친중 정책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달 타이완의 광복 기념일에 타이베이에서 민주진보당 주도로 열린 반정부 시위에 60만 명이 운집했다. 야당인 민진당이 주최한 이번 시위에는 차이잉원(蔡英文) 민진당 주석과 천수이볜(陳水扁) 전 총통, 쑤정창(蘇貞昌) 전 행정원장 등 민진당 전현직 지도부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대거 참여해 양안관계 개선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마잉주 정부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차이잉원 민진당 주석은 “중국에 대한 양보가 너무 지나치다”면서 “마 정권이 타이완의 주권을 축소시키고 중국에 굴종하고 있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차이 주석이 이끄는 타이완국립대학의 시위대가 “중국학력 인정반대”를 주장하며 가두행진을 하면서 시위가 시작됐다. 이어 5개 지역의 시위대는 “독이 든 중국산제품에 대해 중국 정부는 사과하라”고 외치며 총통부 앞 도로를 행진했다.

중국과 타이완의 관계는 최근 멜라민 함유 중국 식품이 타이완에서 대량 유통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급속 냉각됐다. 마잉주 총통은 타이완에서 멜라민 함유 식품 피해자가 발생했는데도 중국 정부에 아무런 배상 조치를 요구하지 않아 비난에 시달려 왔다.

이날 항의 시위에서는 ▲멜라민사태에 대한 중국 정부의 사과와 배상 ▲급속한 대중 접근으로 타이완 주권을 손상시킨 마총통의 사과 ▲내각 총사퇴 등 3가지 요구사항이 발표됐다.

한편, 지난 3일에는 59년 만에 중국 고위급 인사가 타이완을 방문하면서 반중 정서는 극에 달했다.

천윈린(陳雲林) 회장이 이끄는 중국 해협양안관계협회 대표단은 대만 해협교류기금회측과 제2차 양안회담을 갖기 위해 타이베이에 도착했다.

민진당과 대만단결연맹당을 중심으로 한 분리독립주의자들은 “천 회장의 대만 방문으로 대만 주권이 더욱 위협 받을 것”이라면서 반대 시위를 벌였다.

마잉주 정부에 반대하는 각계각층의 시민들은 천 회장에 대한 불만을 적극적으로 표출했다. 

   
 
천윈린 회장의 타이완 방문을 반대하는 택시기사가 "주권수호, 대만보호"라고 쓰인 깃발을 창문에 달고 있다.



   
 
타이완 독립을 지지하는 녹색진영 의원들은 중국대표단 숙소 외벽에 "천윈린 물러가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일부 택시 기사들은 “타이완 주권 수호”라는 표어를 택시 창문에 붙이고 운행했으며, 타이완 국기를 꽂고 천회장이 탄 차량을 막아서기도 했다.  티베트 독립을 주장하는 단체들은 타오웬 공항에서 천회장 일행의 방문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쳤으며, 중국 대표단이 묵은 위엔산호텔에 미리 잠입한 독립지지 노선인 녹색진영 의원들은 호텔 외벽에 “천윈린 물러가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한 시의원은 항의의 표시로 호텔 주위에서 1000개의 풍선을 공중으로 날려보내려다가 경찰의 저지를 당했으며, 이에 앞서 한 시민 단체는 달걀을 던져 천회장을 맞추는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하겠다는 광고를 내기도 했다. 

   
 
민진당 리원잉 의원은 중국 대표단 방문에 항의하는 의미로 환영행사장 밖에서 소금을 뿌렸다.

민진당 리원잉 의원은 환영 만찬 행사장 밖에서 마(魔)를 쫓아내는 의미로 소금을 뿌렸으며, 300여명의 파룬궁 회원들은 중국 당국의 탄압에 항의하며 행사장을 나서는 천윈린 회장을 향해 “파룬궁 박해를 중지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5일 저녁에는 천 회장이 우보슝(吳伯雄) 국민당 주석 주최 만찬에 참석한 후 숙소인 위엔산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시위대에 의해 8시간 동안 봉쇄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마잉주 총통이 천 회장을 면담한 6일에는 타이베이 시내 곳곳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해 경찰 수십명이 다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처럼 천윈린 회장 방문에 대한 반대 움직임이 거세게 일자 타이완당국은 경찰 7000명을 동원해 천회장이 도착한 타오웬 공항과 대표단이 4박5일간 머문 위엔산 호텔 주변 철통 경호에 나섰다.

타이완 경찰은 타오웬 공항에 3중 경호망을 구축했고, 위엔산 호텔에는 7중 경호망을 구축하여 국가 원수급으로 중국 대표단을 보호했다.

중국과 타이완 정상급 인사들간의 이번 만남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공동 대응책과, 경제 협력 및 교류 활성화 방안이 논의 됐다.

또한 해운직항로 개설 등에 합의하면서 1949년 이후 양안의 숙원이었던 통상(通商,) 통항(通航), 통우(通郵) 등 3통을 실현했다.

그러나 천 회장의 이번 방문은 타이완의 반중 정서를 자극하였을 뿐만 아니라 국론 분열도 심화시켰다.

리덩후이(李登輝) 전 타이완 총통은 “국민당이 망국의 치욕을 벌써 잊었다”면서 “타이완의 미래는 후진타오나 마잉주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타이완 국민들이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혜승 기자 haron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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