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고물가와 공공서비스 악화에 항의하는 시위에 60만명 가까운 인파가 몰렸다. 지난 9월 시위가 시작된 이후 하루 기준 최대 규모다. 정부는 노조·기업과 임금 회의를 열기로 했지만, 시위대는 내년 대선까지 집회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프랑스 내무부는 5일(현지시간) 오후 5시까지 파리와 리옹, 마르세유, 낭트 등 전국에서 60만명 넘게 시위에 참여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미국 CNN은 정부 추산 참가자를 약 57만5000명으로 전했다. 앞선 세 차례 주말 시위 참가자(55만명, 41만명, 32만명)보다 많다. 주최 측인 노동총동맹(CGT)은 160만명이 참여했다며 ‘2023년 이후 전례 없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파업 여파도 컸다. 연합뉴스는 교육부를 인용해 교사의 약 16%가 파업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에펠탑과 개선문은 임시 폐쇄됐고 루브르 박물관 일부 전시실도 문을 닫았다. 곳곳에서 대중교통 운행에 차질이 생겼다.
시위는 학교 여건 개선을 요구한 학생들로 시작해 노조와 '노란조끼'까지 합류하며 커졌다. CNN은 생활비 부담과 빈부격차, 정부의 무대응에 대한 불만이 이들을 하나로 묶고 있다고 분석했다.
노조는 공동성명에서 연료, 식품, 임대료, 전기요금은 다 오르는데 임금과 연금만 제자리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시간당 12.31유로(약 1만9000원)인 최저임금의 인상을 요구하고 있으며, CGT는 즉시 10% 인상을 내걸었다. 소피 비네 CGT 사무총장은 기다릴수록 청구서만 쌓인다며 정부에 즉각 대응을 촉구했다. '노란조끼' 시위대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퇴진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시위는 대체로 평화롭게 진행됐다. 다만 리옹에서 차량이 불타고 최루가스가 터지는 등 렌, 마르세유, 툴루즈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충돌이 벌어졌다. CNN에 따르면 경찰은 모두 448명을 연행했다. 툴루즈에서는 한 고등학교에 폭죽이 날아들어 화재가 발생해, 학생과 교직원이 대피했다. 당국은 이날 경찰 7만명과 장갑차, 드론, 헬기를 투입했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는 오는 9일 노조, 사용자 단체와 생활비·임금 회의를 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CNN은 시위대가 성탄절, 길게는 내년 봄 대선까지 시위를 이어갈 뜻을 내비치고 있다고 전했다.
대선을 반년 앞두고 재정 불안과 정치 분열이 겹치면서 마크롱 정부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의 한 측근은 로이터에 앞으로 몇 주간의 목표는 들끓는 민심을 가라앉히고 대선을 최대한 평온한 여건에서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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