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통행료 설계' 오만 술탄 방중, 시진핑 협조 얻어낼까

  • 1978년 수교 이후 첫 오만 국가원수 방중

  • 이란과 해협 공동관리·비용분담 추진

  • 직접당사자 중국의 지지 여부가 협상 변수

오만의 하이삼 빈 타리크 알 사이드 술탄이 1일 저녁 베이징 수도공항에 도착했다 판궁성 중국 인민은행장이 오만의 술탄을 공항에서 영접했다 사진신화망캡처
오만의 하이삼 빈 타리크 알 사이드 술탄이 1일 저녁 베이징 수도공항에 도착했다. 판궁성 중국 인민은행장이 오만의 술탄을 공항에서 영접했다. [사진=신화망캡처]
오만의 하이삼 빈 타리크 알 사이드 술탄이 1978년 중국과 수교한 이후 48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중동 정세의 핵심 현안으로 떠오른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료 문제와 맞물려 주목된다. 오만이 이란과 추진 중인 해협 공동관리 및 비용분담 구상에 중국의 협조를 끌어내려는 외교적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2일 중국 관영 매체에 따르면 하이삼 술탄은 1일부터 이틀 일정의 국빈 방문을 위해 베이징에 도착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1일 저녁 베이징 수도국제공항에는 판궁성(潘功勝) 중국인민은행 행장이 하이삼 술탄을 맞았다. 판궁성 행장은 중국의 금융·통화정책을 총괄하는 핵심 경제 관료다. 오만 측에서도 아흐메드 빈 자파르 알무살미 중앙은행 총재가 술탄의 방중 대표단에 포함됐다. 양국 중앙은행 수장이 모두 참여한 만큼 금융협력 확대도 정상회담 주요 의제 중 하나일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오만 금융기관의 위안화 국제결제시스템(CIPS) 참여나 위안화 결제 확대가 논의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방중의 지정학적 배경에는 호르무즈 해협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오만은 이란과 함께 해협의 새로운 관리체계를 논의해 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오만은 지난 7월 이란에 해협 공동관리와 선박들의 자발적 비용 분담을 골자로 한 방안을 제안했다. 말라카 해협처럼 항행 안전과 환경보호, 수색·구조 등에 필요한 비용을 선박들이 자발적으로 부담하도록 하되 이란의 독점적 관리는 막겠다는 구상이다. 

호르무즈 해협의 관리권과 통행료 문제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에서도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오만의 구상은 미국과 이란의 입장 차이를 좁히기 위한 절충안 성격을 띤다. 

중국은 이 문제에서 중요한 변수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은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적인 통항에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오만으로서는 중국의 지지를 확보할 경우 이란과의 협상뿐 아니라 새로운 해협 관리체계의 국제적 수용성을 높일 수 있다. 중국 역시 이란과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해상 에너지 수송로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번 방문에 동행한 오만 대표단의 면면도 이러한 해석에 무게를 싣는다. 시하브 빈 타리크 국방담당 부총리를 비롯해 바드르 알부사이디 외무장관, 사이드 알마왈리 교통·통신·정보기술부 장관, 오만투자청 수장과 중앙은행 총재 등이 함께했다. 외교·국방·해운·금융·투자 분야의 핵심 인사들이 대거 포함된 것이다.

쑨더강 푸단대 중동연구센터 주임은 글로벌타임스에 "중동 정세가 변화하고 최근 걸프 지역의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는 상황에서 오만은 중국의 더욱 적극적인 관여를 모색하고 있다"며 "오만이 중국이 중동의 화해와 대화를 적극적으로 촉진하는 데 더 큰 역할을 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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