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韓, 튀르키예 제2원전 유력 협력 후보"…방산·AI 협력 확대

  • 2~4일 국빈 방한…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서 경제·안보 협력 논의

  • 연간 교역 150억달러 목표 제시…무역 불균형 해소·한국 투자 확대 촉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사진AFP·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사진=AFP·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국빈 방한을 앞두고 한국을 자국의 제2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의 유력한 협력 후보로 평가하며 방산과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방한 직전 진행한 서면인터뷰에서 "이번 서울 방문을 통해 양국 간 정치적 대화를 강화하고 경제 관계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방산, 원자력에너지, 첨단기술, 인공지능(AI), 재생에너지 분야를 중요한 기회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부터 4일까지 한국을 국빈 방문하며 3일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번 방한은 지난해 11월 이 대통령의 튀르키예 국빈 방문에 대한 답방으로, 에르도안 대통령의 방한은 2018년 이후 8년 만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튀르키예 북부 시노프 지역에서 추진 중인 제2원전 건설 사업과 관련해 "한국과 진행 중인 협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한국을 이 사업의 유력한 협력 파트너 후보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전력과 튀르키예 원자력공사는 지난해 원자로 기술과 부지 평가 등의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후 양측은 예비타당성 검토를 진행하며 사업의 기술·경제적 조건과 투자 방식 등을 논의하고 있다.

다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러시아, 캐나다, 중국 등 다른 국가와의 협의도 이어가고 있다며 "튀르키예 국익에 부합하도록 모든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종 결정에는 발전 비용과 투자 재원 조달, 자국 산업에 미칠 경제적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는 설명이다.

양국 간 교역 확대 의지도 강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교역 규모를 연간 150억 달러(약 20조원)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면서도 무역 불균형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튀르키예의 한국 수출액은 11억4000만 달러에 그친 반면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액은 102억6000만 달러에 달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러한 격차를 줄이기 위해 한국 기업의 투자 확대와 공동생산, 기술개발 협력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동차와 배터리, 반도체, 로봇, 생명공학, 재생에너지 등을 유망 협력 분야로 제시하면서 현대자동차의 현지 전기차 생산과 포스코의 투자 사례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방위산업 분야에서는 한국의 튀르키예산 무인항공기 엔진 도입 검토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튀르키예 기업 TEI가 개발한 PD170 엔진에 대한 한국의 관심을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의 K2 전차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한 튀르키예 알타이 전차를 양국 방산 협력의 성공 사례로 꼽으며 "튀르키예가 무인체계 분야에서 축적한 경험과 한국의 기술·생산 역량을 결합하면 양국 모두에 중요한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자지구 재건 사업에서도 한국과 협력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튀르키예의 인도적 지원, 건설, 기반시설 분야의 경험과 한국의 기술·엔지니어링·재원 조달 역량을 결합할 수 있다"며 의료시설과 학교, 주택 건설을 비롯해 에너지·수도 기반시설 복구 등에서 공동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이 가자지구의 인도적 위기에 보여준 관심과 지원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휴전 합의는 물론 중요한 진전이지만, 일상이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팔레스타인 문제의 항구적 해결을 위해서는 1967년 경계선을 기초로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하는 독립국가 수립이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중동 정세와 관련해서는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민간인과 공항을 표적으로 하는 공격은 어떤 경우에도 용납할 수 없다"며 메카 공동방위조약에 따른 협력과 방위 역량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예멘 분쟁은 군사적 대응보다 외교를 통한 정치적 해결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해운 차질에 대응하기 위한 대체 물류망 구상도 소개했다. 튀르키예는 걸프 지역에서 요르단과 시리아를 거쳐 유럽으로 이어지는 헤자즈 철도 복원과 카스피해 횡단 중부회랑, 이라크와 튀르키예를 연결하는 개발도로 프로젝트 등을 추진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한국이 철도와 통신, 첨단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며 물류 거점과 지능형 교통 시스템 구축 등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 한·튀르키예 수교 70주년을 앞두고 양국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6·25 전쟁을 통해 형성된 양국의 관계를 "형제애와 상호 신뢰"에 기반한 관계로 평가하며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층 공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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