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대만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대만 당국이 내달 중국 베이징에서 열릴 쑨원 탄신 160주년 기념식 행사에 대해 참석 금지령을 내렸다.
쑨원은 중국과 대만 양측 모두에서 '국부'급으로 존경받는 상징적인 인물이다. 1911년 신해혁명으로 청나라를 무너뜨리고 아시아 최초의 공화국인 중화민국을 세웠다. 때문에 중국 공산당과 대만 국민당 모두 그를 역사의 뿌리로 여긴다.
다만 대만 자체의 독자적 정체성을 강조하는 현 대만 독립파 진영에서는 그를 대만 독립을 가로막은 과거 외래 정권의 인물로 평가하며 거리를 두고 있다.
16일 연합보와 왕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 정부의 중국 본토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MAC) 량원제 부주임 겸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해당 행사 참석을 허가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해당 행사를 통해 '독립 반대, 통일 촉진' 홍보에 나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양안조례(대만지구와 대륙지구 인민관계조례) 규정을 언급했다. 양안조례에 따르면 국가안보·외교·국방 부처의 전직 고위 관료나 장성급 군인 등은 중국의 정치적·군사적 행사에 참석할 수 없다. 이를 어기면 최대 1천만 대만달러 (약 4억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대만 내부에서는 중국의 이번 쑨원 띄우기가 내달 예정된 대만 지방선거를 겨냥한 고도의 여론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쑨원을 앞세워 '양안은 한 뿌리'라는 중화 민족주의 정서를 자극함으로써 대만 내 친중·보수 성향 야당(국민당)에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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