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장기금리 상승세가 국내 채권시장까지 번지면서 국고채 금리가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가 국고채 발행 물량을 줄이는 등 시장 안정에 나섰지만 주요국의 장기금리 상승 압력이 지속되면 국내 시장금리와 환율, 증시로 충격이 확산할 수 있다는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4bp(1bp=0.01%포인트) 내린 연 3.933%에 마감했다. 10년물은 0.4bp 상승한 연 4.369%, 30년물은 1.3bp 오른 연 4.510%를 나타냈다. 글로벌 장기금리 상승에 국내 장기물도 약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도 국고채 금리 안정을 위해 공급 조절에 나섰다. 초과세수를 활용해 이달 국고채 총발행 물량을 당초 계획보다 5조원 축소하기로 했다. 당국의 시장 안정 의지가 확인되면서 중·단기물 금리의 상승 압력은 일부 완화됐지만 글로벌 장기금리 상승이라는 대외 변수는 여전히 부담으로 남아 있다.
최근 글로벌 장기금리 상승은 통화 긴축 전망보다 구조적인 수급 변화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진 가운데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자금 수요와 주요국의 재정 지출 증가가 맞물리면서 채권 공급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AI 투자 확대도 채권시장 수급을 압박하는 변수다.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등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해지면서 빅테크들의 회사채 발행이 늘어난 점도 채권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정부와 민간의 채권 발행이 동시에 늘면서 국채와 투자금 유치 경쟁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글로벌 채권시장의 주요 투자자인 일본계 자금이 해외 채권 비중을 줄이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본의 지난 8월 외국 채권 매도 규모는 1조1000억엔으로 5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스미토모미쓰이DS자산운용은 최근 프랑스 국채를 전량 매도하기도 했다. 일본 국채 금리 상승으로 해외 채권 투자 유인이 약해진 데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까지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 같은 흐름이 국내 금리 상승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국고채 금리는 은행채와 회사채 등 민간 금리의 준거 역할을 하는 만큼 고금리가 장기화하면 기업과 금융기관의 조달 비용도 커진다.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져 신용스프레드까지 확대될 경우 기업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가계에도 금리 상승 여파가 전이된다.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 상승이 대출금리에 반영되면 차주의 이자 부담은 커진다.
환율과 증시도 장기금리 상승의 영향권에 놓여 있다. 최근까지는 양호한 수급 여건이 원화 강세로 이어졌지만 미 국채시장 조정이 급격한 위험회피로 확산할 경우 외국인 자금 유출과 원화 약세로 흐름이 반전될 가능성이 있다. 금리 상승은 성장주의 할인율을 높여 국내 증시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고채 금리가 은행채와 회사채의 준거금리 역할을 하는 만큼 장기금리 상승은 민간의 조달비용 증가로 이어진다"며 "한계기업과 자영업자 등 취약차주들은 상환능력 저하와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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