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구교환 "관객들, '부활남'에 쾌감 느꼈으면…축제처럼 즐길 수 있길"

영화 부활남 더 레드 구교환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부활남: 더 레드' 구교환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군체' '만약에 우리' '탈주' 등 예측 불가능한 얼굴을 보여왔던 배우 구교환이 이번에는 '불사의 몸'을 입고 스크린을 맹렬하게 누빈다. 죽은 뒤 72시간 만에 부활해 한층 더 강해지는 영화의 주인공 '석환'을 통해서다. 극단적 상황에서도 유쾌함을 잃지 않는 석환은 특유의 능청스러운 리듬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조율하고, 자칫 만화적으로 뜰 수 있는 판타지 설정마저 구교환의 생동감 넘치는 연기를 통해 묵직하게 땅에 발을 붙인다.

"제가 느낀 쾌감을 관객분들이 저보다 더 많이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꼭 히어로가 아니더라도 작품을 할 때마다 그 인물이 됐을 때의 쾌감이 있잖아요. 이번에는 손을 툭 건드리면 날아가는 초인적인 힘을 얻게 됐고, 거기서 느낀 도파민을 관객분들도 느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만화적인 설정이 강한 석환을 연기하면서도 캐릭터를 별도로 과장하려 하지는 않았다. 이미 붉은 머리와 부활이라는 설정 자체가 영화의 톤을 충분히 설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거창한 계획은 없었어요. 이 영화를 둘러싼 미장센과 모든 요소들이 이미 저를 도와주고 있잖아요. 새빨간 머리만 봐도 이 영화의 톤을 알 수 있고, 시작부터 '나는 죽었다 다시 살아난다'고 선언해주니까요. 제가 뭔가를 더 만들어내기보다는 이야기를 충실하게 잘 전달하자는 게 목표였습니다."

석환의 능력과 부활 이후의 단계 역시 제작진이 오래 준비해온 설정 안에서 움직였다. 구교환은 자신만의 해석을 덧붙이기보다 주어진 세계관을 믿고 그 안에서 연기에 집중했다.

"이 영화는 목적이 정확하고 부활한 뒤 힘의 레벨 같은 설정도 정해져 있어요. 제가 알고 있는 것보다 프로덕션을 오래 준비한 제작진의 설정이 더 정확하기 때문에 그런 가이드를 많이 따랐어요. 그 안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건 연기였고요."
영화 부활남 더 레드 구교환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부활남: 더 레드' 구교환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평범한 취업준비생이던 석환이 초인적인 능력을 얻는 변화도 일부러 대비를 강조하지 않았다. 극적인 설정보다 인물이 그 순간 맞닥뜨린 상황과 감정에 충실하려 했다.

"그렇게까지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은 것 같아요. 석환이 겪는 일들이 안타깝고 힘들지만 이야기 전개상 필요하고, 또 강해지는 과정이기도 하잖아요. 저는 대비를 표현하려 하기보다 상황에 충실하려고 했어요."

오히려 구교환이 생각하는 석환의 가장 큰 성취는 초인적인 힘이 아니었다. 그가 긴 여정 끝에 자신의 힘으로 취업에 성공한다는 점이 더 마음에 들었다.

"저는 결국 석환이가 취업에 성공한 게 너무 좋아요. 그게 가장 큰 능력을 얻은 것 같아요. 강해지기 위해서 굳이 죽을 필요도 없고요. 이 히어로의 초인적인 능력보다 개인의 성취, 자기 고유성으로 성공했다는 점이 좋아요. 그래서 엔딩도 마음에 들어요."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 역시 단순했다. 이야기가 궁금한지, 현장에서 즐겁게 작업할 수 있는지가 중요했고, 이번에는 함께하는 배우와 감독 등 작업자들에 대한 호기심도 컸다.

"부담감보다 이 이야기가 내가 궁금한가, 이 이야기를 재미있게 즐기면서 현장에 갈 수 있느냐가 중요해요. 이번에는 함께 연기하는 배우들과 감독님을 포함해서 제가 궁금했던 작업자들이 많았고, 그게 크게 작동했던 것 같아요. 실제로 아주 재미있게 작업했고요."

VFX 비중이 큰 현장은 배우에게 또 다른 방식의 상상을 요구했다. 눈앞에 완성된 결과물이 없는 대신, 자신의 움직임이 후반 작업을 통해 어떻게 확장될지 기다리는 재미가 있었다.

"현장에서 나오는 결과도 있지만 후반 작업을 거치면서 완성되는 장면들이 있잖아요. 필름을 인화하듯 기다리는 재미가 있었어요. 상상을 많이 해야 할 때 오히려 좋은 표현이 나오기도 하고, 제가 그리는 움직임에 맞춰 후반에서 특수효과를 만들 수도 있으니까 한계보다는 무한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판타지적인 세계관 속에서도 석환과 주변 인물들의 관계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구교환은 김시아와 강기영이 던지는 에너지에 자연스럽게 반응하며 관계를 만들어갔다.

"시아 배우 덕분인 것 같아요. 제가 '왜, 왜' 하고 반응할 수 있게 만드는 얼굴과 시아 배우만의 동생 같은 사랑스러움이 있잖아요. 기영 배우는 늘 재미있는 소스를 가져와서 저를 움직이게 만들고, 저는 거기에 그대로 반응하면 됐어요. 여러 인물을 만나지만 계속 관계에 집중하면서 연기했던 것 같아요. 판타지적인 설정 안에 현실적인 관계가 있어서 더 돋보였던 것 같고요."
영화 부활남 더 레드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부활남: 더 레드'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구교환 특유의 자연스러운 리듬 때문에 애드리브가 많을 것이라는 인상을 주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즉흥적으로 무언가를 던지는 방식과는 거리가 있다고 했다. 촬영 직전까지 감독과 상대 배우가 함께 맞춰온 결과를 중요하게 여겼다.

"약속되지 않은 애드리브를 막 하는 편은 아니에요. 텍스트만이 대본은 아니잖아요. 슛 들어가기 직전까지도 바뀌고, 레디 액션 전까지 감독님과 상대 배우들과 의견을 맞춰서 나온 약속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해요. 장기자랑하듯 애드리브를 하는 건 아니죠."

자연스럽게 보이는 연기를 위해서는 상대의 이야기를 실제로 듣고 현장의 사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 한다. 특히 촬영 직전 짧은 시간에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편이라고 했다.

"주변을 많이 살펴보고 상대 배우의 얘기를 진짜 들으려고 해요. 모든 배우가 하는 일이겠지만요. 저는 촬영 들어가기 전 10분 정도에 굉장히 집중을 잘하는 것 같아요. 그 시간에 주변에 있는 것들을 많이 만져보고, 소품이 어떻게 와 있는지도 보고 그런 걸 사용하려고 해요. 감독님들한테는 첫 테이크가 좋은 배우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관객과의 만남에서도 구교환은 자신이 즐길 수 있는 방식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흥행 공약 역시 억지로 만드는 이벤트보다는 스스로 즐기고 관객과 함께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봤다.

"공약은 재미있어야 하고 지켜야 하는 약속이니까 제가 먼저 마음에서 우러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냥 시켜서 하는 건 재미없을 것 같아요. 할 거라면 재미있게 하고 싶고, 관객분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걸 생각해보고 있어요."
영화 부활남 더 레드 구교환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부활남: 더 레드' 구교환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무대인사에서도 적극적으로 관객과 호흡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극장에서 직접 얼굴을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을 하나의 축제처럼 즐기고 있기 때문이다.

"제가 좋아서 하는 거라 티가 날 거예요. 제가 좋아서 관객분들을 뵈러 가는 거고, 극장이 아니면 직접 인사할 기회가 많지 않잖아요. 저는 무대인사를 축제처럼 생각해요. 영화에 맞는 재미있는 의상을 입고 등장하는 문화도 좋아하고요. 어렸을 때부터 '스타워즈'가 개봉하면 관련 옷을 입고 가는 문화 같은 걸 좋아했어요. 영화도 같이 축제처럼 즐길 수 있으면 좋겠어요."

연휴 기간 영화로 관객과 만나는 것도 구교환에게는 새로운 경험이다. 경쟁보다는 연휴와 극장을 함께 즐기는 마음으로 관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추석 근처에 영화가 나오는 건 처음 경험해보는 것 같아요. 굉장히 재미있는 시즌이잖아요. 그때 '부활남'도 함께 개봉하게 돼서 영광이고요. 즐거운 휴일 보내시고 마음이 동하시면 '부활남'을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날 하루가 즐거우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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