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 예외·기간제 2+2 쟁점…노사정 실무협의 본격화
24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노사정은 지난 22일 '(가칭)메가특구특별법 관련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 첫 실장급 실무협의체를 열었다. 지난 18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 양대 노총과 한국경영자총협회·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영계, 관계 부처 차관급 등이 참석한 사전협의에 이은 첫 실무회의다.
노사정은 앞으로 실장급 협의체를 주 1~2회 열고 차관급 운영협의체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다음 회의는 내달 2일 진행될 예정이다.
정부가 사회적 대화를 제안한 것은 지난 15일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메가특구 특별법에 담길 노동 특례에 대해 이해당사자인 노사가 직접 참여하는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를 제안한 바 있다.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메가특구법에 노동 특례가 논의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쟁점은 고소득 관리자·연구개발(R&D) 인력에 주 52시간 상한과 연장·야간·휴일근로 수당을 적용하지 않는 이른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과 기간제 근로자의 사용기간을 노사 합의에 따라 현행 2년에서 최대 4년까지 늘리는 '기간제 2+2' 등이다.
경영계는 첨단산업 경쟁력을 위해 노동 유연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노동계는 노동시간·비정규직 규제의 예외가 확대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외환위기·금융위기·탄력근로제까지…고비마다 가동된 사회적 대화
노사정이 첨예한 현안을 사회적 대화로 풀려는 시도는 1998년 외환위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부는 노사정위원회를 출범시킨 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협약'을 도출했다. 당시 정리해고와 근로자파견제를 도입하고 노동기본권 확대, 사회보장 확충 등을 논의했다.
이후 노사정위원회(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제도화되면서 노동·고용 정책을 사회적 대화로 조율하는 틀이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행 과정에서 갈등이 커진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사회적 대화가 가동됐다. 노사정에 시민사회까지 참여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민정 합의'가 그해 2월 체결되면서다. 노동계와 경영계의 일자리 나누기·고용 유지 노력, 정부의 지원과 사회안전망 확충 등이 주요 논의 대상이었다. 경제위기 국면에서 고용 충격을 줄이기 위한 역할 분담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노동시장 제도 자체를 손질하기 위한 대화도 이어졌다. 2015년에는 1년여간의 논의 끝에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노사정 합의'가 도출됐다.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근로시간 단축, 임금체계 개편, 사회안전망 등이 한꺼번에 논의된 대규모 패키지 합의다. 다만 후속 정책과 합의 이행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면서 한국노총이 이듬해 합의 파기와 사회적 대화 참여 중단을 선언하는 등 합의 이후에도 진통이 이어졌다.
현재 메가특구 논의와 비교할 만한 사례는 2019년 탄력근로제 사회적 대화다. 주 52시간제 시행 과정에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요청을 받아 경사노위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가 출범했고,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와 노동자 건강권 보호, 임금 보전 방안 등을 집중 논의해 그해 2월 합의를 도출했다. 특정 노동시간 제도의 입법을 앞두고 노사가 별도 테이블에서 쟁점을 조정했다는 점에서 이번 메가특구 대화와 닮은 부분이 있다.
이른바 '원포인트' 방식으로는 2020년 코로나19 위기 극복 사회적 대화가 직접적인 전례로 꼽힌다. 그해 5월 노사정 대표자회의가 출범해 약 40일간 고용유지와 사회안전망 등을 집중 논의했다. 민주노총 내부 추인이 무산되면서 당초 잠정합의의 서명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이후 법정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사노위에서 내용을 수정·보완해 7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협약'을 체결했다.
◆민주노총 6년 만에 중앙 대화 참여…노동 유연화 놓고 입장차 여전
이번 메가특구 대화에는 한국노총뿐 아니라 민주노총도 참여한다. 민주노총의 중앙 단위 사회적 대화 참여는 2020년 코로나19 원포인트 대화 이후 6년 만이다. 다만 이번 참여가 경사노위 복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역대 사례를 살펴보면 사회적 대화는 경제위기에 따른 고용 충격부터 근로시간·임금체계 같은 제도 개편까지 이해관계가 첨예한 현안을 조율하는 통로로 활용돼 왔다. 동시에 합의를 도출하더라도 후속 입법과 이행 과정에서 다시 갈등이 불거진 사례도 적지 않았다.
메가특구 사회적 대화 역시 노동 유연화를 요구하는 경영계와 노동권 후퇴를 우려하는 노동계의 입장 차이가 큰 상황이다. 이에 향후 실무협의에서 논의 범위와 보완 장치를 어디까지 조율할지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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