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안정상황] 집값·가계빚 다시 꿈틀…한은 "금융불균형 누증 경계해야"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가계대출 증가 압력도 높아지면서 금융불균형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는 한국은행의 경고가 나왔다. 반도체 경기 호조 등에 힘입어 우리 경제가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성장의 온기가 부문별로 고르게 퍼지지 않고 있어 금리 상승 과정에서 취약부문의 부실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한국은행은 22일 금융통화위원회가 발표한 '금융안정상황'에서 국내 금융시스템이 양호한 금융기관 복원력과 대외지급능력을 기반으로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대출 증가 압력, 취약부문 부실 가능성, 금융·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등을 잠재적 리스크로 꼽았다.

단기적인 금융시장 불안 정도를 보여주는 금융불안지수(FSI)는 7월 19.3에서 8월 19.5로 소폭 상승했다. 주의단계인 12~24 구간에 머물고 있다. 중장기 금융불균형 축적 정도를 나타내는 금융취약성지수(FVI)는 2분기 말 46.5로 가계신용 증가와 주택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오름세를 지속했다.

장정수 한은 부총재보는 "FVI는 2024년 1분기 37을 기록한 이후 2026년 2분기까지 9분기 연속 상승해 장기평균 수준에 도달했다"며 "최근 금융취약성이 누적되는 추세에 대해서는 경계감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가계부채는 전체 규모만 보면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주택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2분기 가계대출은 주택가격과 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주택관련대출과 기타대출 증가폭이 모두 전분기보다 확대됐다.

실제 8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6000억원 늘어 전월 6조4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크게 줄었다. 하지만 주택담보대출은 4조3000억원 증가해 7월 3조6000억원보다 오히려 증가폭이 커졌다. 기타대출 감소가 전체 가계대출 증가폭을 낮춘 만큼 가계부채가 본격적인 안정세에 들어섰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은은 가계부채 비율이 국내총생산(GDP)의 큰 폭 성장에 힘입어 하락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1분기 말 가계부채 비율은 85.3%로 지난해 말 88.1%보다 2.8%포인트 낮아졌다. 다만 민간신용 레버리지 하락이 반도체 수출 급증 등에 따른 경제성장에 주로 기인한 만큼 향후 AI 관련 투자 축소 등 대내외 경제여건 변화에 대비해 디레버리징 노력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수도권 주택시장에서는 일부 지역의 높은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주택가격 상승 기대도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고가주택보다 중·저가주택 비중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수요가 집중되는 등 지역별 차별화도 나타났다. 전월세 가격 상승세 역시 수도권을 중심으로 크게 확대됐다.

기업 부문의 신용위험도 주요 경계 대상이다. 기업 연체율은 장기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가운데 비은행과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소폭 상승했다. 특히 부동산·숙박음식 등 일부 내수업종은 한계기업 비중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금속제품·석유화학 등 일부 제조업에서도 한계기업 비중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금융기관의 복원력은 양호한 수준이다. 은행과 비은행 금융기관의 자본비율은 규제비율을 크게 웃돌고 있으며 유동성비율도 규제비율보다 높은 수준이다. 다만 저축은행과 증권회사, 여신전문금융회사 등 일부 비은행 금융기관은 유동성부채 증가 등의 영향으로 유동성비율이 낮아졌다.

한은은 앞으로 수도권 주택시장 기대심리가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가계대출 증가 가능성도 있는 만큼 금융불균형이 확대되지 않도록 거시건전성정책과 통화정책을 상호보완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물가와 성장뿐 아니라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 시기와 속도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장 부총재보는 가계부채 비율 하락에 대해 "가계대출 증가세가 완화된 영향도 있지만 명목GDP가 크게 증가하면서 분모가 커진 효과가 상당 부분 작용했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와 최근 주택가격 상승 등을 고려하면 가계부채 관리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판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또 금리 상승에 따른 취약부문 부담과 관련해 "가계는 과거 금리 인상기에 비해 변동금리 대출 비중과 취약차주 대출이 줄었지만, 기업은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고 한계기업 비중도 최근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금리 인상의 부담은 가계보다 취약기업에서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