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드론도시 울주·下] 울주군 드론배송, 편의점 물건이 간월재까지…'실증도시' 넘어 일상으로 갈까

  • K-드론배송 3년 연속 선정…기존 유통망과 연결한 상용화 실험

  • 작천정·진하 거점서 간월재·송정낚시터 등 16개 배달점 구축

  • 공모·실증 넘어 상시서비스 전환 관건…비용·안전·수요 검증 과제


울주군은 드론특별자유화구역과 드론 실증도시 사업을 기반으로 산불 감시와 안전관리, 방사능 측정, 배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드론 활용 가능성을 시험해왔다. 상편에서 울주군이 '드론도시'로 자리 잡기까지의 과정과 활용 현황을 살펴봤다면, 하편에서는 드론배송을 중심으로 실증사업이 실제 주민 생활과 산업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경제성과 안전성,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짚어본다.  <편집자주>
 

지난 12일 울주군은 상북면 작천정 일대 배송거점에서 출발한 드론이 간월재까지 물품은 운송하는 실증을 진행했다 사진울주군
지난 12일 울주군은 상북면 작천정 일대 배송거점에서 출발한 드론이 간월재까지 물품을 운송하는 실증을 진행했다. [사진=울주군]


편의점에서 고른 상품이 드론에 실려 산 정상 부근까지 날아간다. 울산 울주군에서는 더 이상 미래의 장면만은 아니다.

지난 12일 울주군 상북면 작천정 일대 배송거점에서 출발한 드론이 영남알프스 간월재까지 음식과 음료, 커피, 편의물품을 실어 날랐고, 앞서 9일에는 서생면 진하공영주차장에서 냉장·냉동상품을 포함한 배송 실증이 진행됐다.

이번 실증은 단순히 드론이 물건을 나를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GS25 편의점과 도매 유통망, 배송거점, 드론을 하나의 물류체계로 연결해 주문부터 수령까지 실제 상용화 과정에 가까운 방식으로 검증했다.


울주군 드론 정책이 '날릴 수 있는가'를 확인하는 실증에서 '실제로 쓸 수 있는가'를 따지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3년 연속 K-드론배송…이번엔 유통망까지 연결


울주군은 올해 국토교통부 드론 실증도시 구축사업에 3년 연속 선정됐으며, 사업 분야는 K-드론배송 상용화다.

국비 1억1000만원을 확보했고 울주군이 대표기관, 볼로랜드와 에이엠피가 참여기업으로 사업을 수행한다.

울주군은 이미 2024년부터 드론배송 실증을 이어왔으며, 2024년 사업 성과로 국토교통부 주최 성과보고회에서 K-드론배송 우수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간월재와 신불산군립공원야영장, 진하해수욕장 등 산악·해안 관광지를 중심으로 배송 범위를 넓혔고 올해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작천정과 진하공영주차장 등 2개 배송거점을 두고 간월재와 송정낚시터 등 모두 16개 배달점을 구축했다.

삼남·서생 권역에는 각각 드론 2대씩 모두 4대를 투입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최대 배송 중량은 5㎏이다.
 

드론이 날았다고 끝 아니다…'물류'가 돼야 상용화


올해 9월 실증이 이전과 다른 이유는 드론 비행 자체보다 유통과 물류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울주군은 '픽업형'과 '재고형' 두 가지 방식을 시험했다. 픽업형은 주문이 들어오면 배송사업자가 제휴 매장에서 물품을 받아 배송거점으로 가져온 뒤 드론에 싣는 방식으로 GS25 상품에 적용됐다.

재고형은 도매 유통망을 이용해 배송거점에 상품을 미리 보관한 뒤 주문이 접수되면 바로 포장해 보내는 방식이다.

실증 과정에서는 주문시간과 상품 준비시간, 드론 탑재시간, 이륙과 도착시간, 비행시간, 배터리 소모량을 모두 기록했고, 상품에는 온도와 충격, 위치정보를 측정하는 장비도 넣었다.

단순히 배송에 성공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유통서비스로 운영했을 때 비용과 시간, 상품 품질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이 지점부터 드론배송은 기술 문제를 넘어 경제성의 문제가 된다.
 

간월재에선 강점, 도심에선 한계…경제성·안전이 관건


드론배송의 장점은 모든 지역에서 동일하지 않다.

간월재처럼 차량 접근이 어렵거나 진하·서생 일대 일부 관광지처럼 이동거리와 지형적 제약이 있는 곳에서는 상대적으로 효과가 클 수 있지만, 일반 도심에서는 기존 오토바이와 자동차 배송망이 이미 촘촘하게 구축돼 있다.

결국 드론이 기존 배송보다 빠르고 싸면서도 안전해야 상용서비스로 자리 잡을 수 있으며, 비행거리와 배터리, 적재 중량, 기상여건 역시 중요한 변수다.

현재 울주군이 최대 5㎏을 기준으로 실증하는 것도 드론배송이 기존 택배나 배달을 전면 대체하는 방식이라기보다 접근이 어려운 특정 지역을 보완하는 서비스에 가깝다는 점을 보여준다. 산악 관광지와 해안지역, 캠핑장, 농촌 마을 등이 우선적인 활용처가 될 수 있는 이유다.

울주군의 드론 정책은 외형상 상당한 기반을 갖췄다. 드론특별자유화구역은 세 차례 연속 지정됐고 드론 실증도시는 3년 연속 선정됐으며, 통합관제센터와 드론스테이션, 이착륙장 등 관련 인프라도 구축돼 있다.

2025년 드론쇼코리아 자료에 따르면 울주군은 특수목적 드론과 드론스테이션, 6곳의 이착륙장 등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 공모사업이 끝난 뒤에도 서비스가 유지되는지, 실증에 참여한 기업이 실제 사업으로 이어갈 수 있는지, 군비를 계속 투입할 만큼 주민 수요가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드론배송 역시 몇 차례 성공적으로 비행하는 것과 연중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 기상 악화와 추락 위험, 비행 소음과 사생활 침해, 운항 안전관리 같은 문제도 상용화가 확대될수록 함께 검토해야 한다.

특히 드론특별자유화구역에서 적용되는 규제특례는 실증을 위한 환경인 만큼, 실증에서 확인된 기술이 일반적인 환경에서도 안전성과 경제성을 확보해야 실제 산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주민이 쓰기 시작해야 '드론도시' 완성


울주군은 올해 제3차 드론특별자유화구역 1차년도 성과보고회에서 산불 대응과 연간 300회 규모 드론배송, 행사 안전감시, 불법 해루질 감시, 통합방위 실증 등을 주요 성과로 제시했다.

실험의 범위는 이미 충분히 넓다. 이제 필요한 것은 선택과 집중이다.

산악지역 배송이나 산불감시처럼 울주의 지형적 특성과 결합해 기존 방식보다 효율이 높은 분야는 상시 서비스로 전환하고, 경제성과 효과가 낮은 사업은 실증 단계에서 정리할 필요가 있다.

드론조종과 체험교육 역시 단순 체험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역기업과 인력 수요로 이어질 때 비로소 산업 생태계라는 의미가 생긴다.

울주군이 지난 10여년간 만든 것은 드론을 시험할 수 있는 도시의 기반이며, 앞으로의 과제는 그 기술을 주민이 실제 사용하는 서비스로 바꾸는 것이다.

드론이 몇 대 뜨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드론이 주민의 일상을 얼마나 바꾸느냐에 있다. 결국 '드론 실증도시'에서 '드론 생활도시'로 넘어갈 수 있느냐가 울주군 드론 정책의 다음 단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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