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대책 기다리기보다 할 수 있는 일부터"…임신중지 약물 7년 만에 도입

  • 헌재 헌법불합치 결정 7년 만에 제도권 도입 추진…초기 2년 의료기관서 처방·조제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과의 접견에서 파티 비롤 사무총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과의 접견에서 파티 비롤 사무총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임신 9주 이하를 대상으로 임신중지 약물을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한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완벽한 대책을 기다리기보다 지금 할 수 있는 일부터 하는 게 좀 더 나은 결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허가·심사 절차를 거쳐 임신중지 약물을 국가 의료체계 안에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17일 엑스(X·옛 트위터)에 “헌법재판소가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지 7년이 지났다”며 임신중지 약물 도입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그동안 여성들은 안전한 임신중지 약물을 구하지 못해 해외직구나 불법 거래에 의존해야 했고, 그 과정에서 위험까지 감수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비 새는 천장을 고치는 동안에도 바닥은 젖는다”며 “어제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임신중지 약물을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한 것은 이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여성의 건강과 안전”이라며 “도입 과정에서 안전관리 체계를 꼼꼼히 살피고, 의료 현장의 목소리도 충분히 듣겠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16일 한성숙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14회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임신중지 약물 도입 방안을 논의했다. 성평등가족부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임신 9주 이하를 대상으로 약물을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국가 의료체계 안에서 관리하기로 했다.
 
식약처는 현재 수입품목 허가·심사가 진행 중인 임신중지 약물에 대해 임신 63일, 즉 9주 이내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안전성·유효성·품질 등을 심사할 예정이다. 의약품 위해성 관리계획 등 허가 신청 자료도 검토한다.
 
도입 초기 2년간은 의료기관에서 의사가 처방과 조제를 함께 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이후 부작용과 약물 사용 환경의 안전성 등을 검토해 의사 처방 후 약국에서 조제하는 방식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2019년 헌재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이어진 입법·제도적 공백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국내에서 정식 허가되지 않은 임신중지 약물이 음성적으로 유통돼온 만큼 국가 의료체계에서 허가와 사용을 관리해 안전성을 확보한다는 취지다.
 
임신중지와 관련한 법·제도 정비도 추진한다. 정부는 모자보건법과 형법 개정 논의에 참여해 관련 입법 공백을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약물의 국내 정식 유통을 위해서는 식약처의 허가·심사 절차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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