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1년 전보다 상승했지만 국내 상장사의 저평가 현상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증권시장에선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 기업 수가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한 가운데 PBR 0.5배 미만 기업이 늘었다.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PBR 1배 미만 기업이 200개 넘게 증가하면서 저평가 기업의 저변 자체가 넓어졌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11일과 올해 9월 11일 기준 코스피·코스닥의 PBR 1배 미만 기업은 1257개에서 1473개로 216개 증가했다. 시장별로 보면 코스피는 557개에서 554개로 3개 줄어 사실상 변화가 없었지만 코스닥은 700개에서 919개로 219개 늘었다.
시장별로 들여다보면 코스피와 코스닥의 저평가 양상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심화됐다. PBR 0.5배 미만 기업은 코스피에서 301개에서 347개로 46개 증가했고, 코스닥에서는 234개에서 409개로 175개 늘었다. 코스피는 저PBR 기업의 절대적인 숫자보다 '극심한 저평가' 구간에 머무는 기업이 늘어난 반면 코스닥은 저PBR 기업의 숫자와 저평가 정도가 동시에 확대된 것이다.
특히 코스닥에서는 저평가 현상이 특정 업종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분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PBR 1배 미만 기업은 정보기술(IT)서비스 61개에서 113개로 52개 늘어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일반서비스는 31개에서 60개로, 제약은 29개에서 53개로, 오락·문화는 23개에서 42개로 각각 증가했다. PBR 0.5배 미만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오락·문화 업종은 해당 기업이 4개에서 24개로 20개 늘었고, 유통은 22개에서 40개로 18개 증가했다. 일반서비스와 IT서비스에서도 각각 16개, 15개 늘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에서 "코스피, 코스닥 합산 PBR 1배 미만 기업 비중은 전체 상장사 대비 51%로 주요국 대비 높은 수준"이라며 "PBR 1배 미만 기업 중 순현금 기업의 비중은 50.1%로 절반을 상회한다"고 평가했다.
이 가운데 거래소는 지난 10일 제정한 '저PBR기업 선정 등에 관한 지침'에 따라 오는 11월 2일 저PBR기업을 처음 공표할 예정이다. 유가증권시장은 최근 3년(6반기) 누적 PBR이 업종별 하위 25%에 해당하는 기업이 대상이며 코스닥시장은 하위 10% 이내 기업이 대상에 포함된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투자자와의 소통이 제한된 다수의 기업들의 경우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저PBR 기업 공표제도 시행 이후 직접적인 비용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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