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회장 교체에 금융권 CEO 인사 촉각

  • 차기 회장 후보로 이재근 선정…양종희 연임 무산

  • 지배구조 개선 논의 속 '과감한 세대교체' 선택

  • 연말 임기만료 앞둔 금융지주 계열사 CEO 거취 주목

이재근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 사진KB금융
이재근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 [사진=KB금융]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이 무산되면서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인선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호실적을 이어간 현직 회장 대신 세대교체를 택한 이번 결정이 금융권의 인사 기조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 11일 이재근 KB금융지주 부문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로 선정했다. KB금융이 연간 순이익 6조원을 바라보는 등 호실적을 이어가면서 양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던 만큼 금융권에서는 의외의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최근 금융지주 회장 인사가 현직 회장의 연임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KB금융의 선택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지난해 연임한 데 이어 올해 3월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도 연임에 성공했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KB금융만 현직 회장을 교체하는 것이다.

회추위는 이번 결정 배경으로 '과감한 변화와 세대교체'를 제시했다. 조화준 회추위원장은 "현재의 우수한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그룹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과감한 변화와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KB금융의 이번 결정은 최근 정부의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논의와도 맞물려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금융지주 회장들의 연임 관행을 지적한 바 있다. 이후 금융당국은 CEO 승계 절차와 이사회 독립성 등을 포함한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논의를 이어왔다.

이런 상황에서 KB금융이 현직 회장의 연임 대신 세대교체를 택한 것을 두고 향후 강화될 수 있는 지배구조 규율을 고려한 선택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정부가 금융지주 CEO의 장기 연임과 이른바 '셀프 연임' 문제를 개선하려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만큼 KB금융이 이러한 정책 기조를 의식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KB금융의 결정이 금융권 전반의 인사 흐름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내년 2월 2일 임기가 만료되는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여부도 주목할 만하다. 농협금융은 회장 임기 만료 3개월 전 경영 승계 절차를 개시할 예정인 만큼 올해 말 계열사 대표 인사와 함께 차기 회장 인선도 본격 논의될 전망이다.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5대 금융지주 계열사 CEO도 은행장을 포함해 KB금융 10명, 신한금융 12명, 하나금융 13명, 우리금융 12명, 농협금융 7명 등 총 54명에 달한다.

특히 KB금융에서는 양 회장의 연임 무산이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의 연임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그룹 회장 교체에 따라 계열사 CEO 인사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수 있는 만큼 KB국민은행장 인선 역시 기존 경영진의 연속성보다는 세대교체와 새로운 경영 방향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번 KB금융 회추위 결정은 다른 금융지주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현직 회장의 연임 여부를 결정할 때 단순히 경영 실적만 보는 것이 아니라 CEO 승계 절차의 투명성, 회추위의 독립성, 장기 재임에 따른 지배구조 리스크 등을 함께 평가하는 분위기가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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