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양국이 공유하는 가치와 역량을 토대로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내실 있게 발전시키기 위한 여섯 가지 협력 방향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올해 수교 140주년을 맞아 양국은 지난 4월 마크롱 대통령의 국빈 방한을 계기로 양국 관계를 22년 만에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이 대통령의 이번 국빈 방문은 당시 정상회담 이후 5개월 만에 이뤄졌다.
양국 정상은 먼저 국제질서의 불확실성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국방·안보 협력을 실질적으로 도약시키기로 했다. 지난 4월 정상회담에서 타결한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개정의정서에 서명해 양국 간 정보교환 체계를 정교화할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빈 방문 첫 일정으로 개선문 무명용사의 묘를 찾아 헌화한 사실을 언급하며 “양국이 함께 지켜온 자유와 민주주의, 평화의 가치를 굳건히 수호해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양국 20여개 기업이 참여하는 한·프랑스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을 열어 첨단기술과 미래산업 분야의 협력 및 투자 기회를 모색한다.
양국은 산업경쟁력 제고와 지식재산 협력 분야의 양해각서(MOU) 2건도 체결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와 비즈니스 프랑스 간 협력 문건을 통해 상대국 진출 기업에 대한 포괄적인 지원체계도 강화한다. 양국 정상은 기업들이 현장에서 겪는 애로사항을 공유하고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경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긴밀히 소통하기로 했다.
AI와 양자, 우주, 원자력, 바이오 등 첨단산업·과학기술 협력을 산업과 시장으로 연결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양국은 지난 4월 체결한 AI·반도체·양자기술 협력의향서를 토대로 스타트업의 상호 시장 접근과 기업·연구기관 간 공동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MOU를 체결했다.
10년째 이어진 한·프랑스 우주포럼의 성과를 바탕으로 양국 민간 우주산업 생태계의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이행 약정도 마련했다. 원자력 분야에서는 연구개발과 연료 공급 협력 문건을 추가로 체결해 차세대 원자로 개발과 중장기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한다. 양국 정상은 민간 원자력 협력을 위한 고위급 대화 채널도 개설하기로 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프랑스 연구기관·기업은 친환경 소재와 기후변화 대응 작물, 양자컴퓨팅을 활용한 신약 개발 관련 MOU 3건을 체결한다. 이를 통해 공동연구를 촉진하고 한국 바이오기업의 유럽시장 진출 기회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양국 국민과 미래세대의 교류 확대를 위해 1974년 체결한 항공협정도 52년 만에 개정했다. 공정경쟁 조항과 편명공유를 도입하고 중장거리 항공 네트워크 확충, 위험 발생 시 상호 지원, 친환경 운항 요건 등을 새로 반영했다.
지난 4월 체결한 워킹홀리데이 협정 개정안은 다음 달 1일 발효된다. 오는 10월부터는 프랑스에 한국인 언어 보조교사도 시범 파견한다. 파리·사클레대학교와 한국 청년 연구자 간 교류 및 공동연구를 확대하고 양국 경찰 간 치안협력 합의문을 토대로 초국가범죄에도 공동 대응한다.
문화 분야에서는 전날 생폴드방스에서 합의한 총 10억 유로 규모의 ‘뤼미에르 파트너십’을 중심으로 영화·영상산업 협력을 확대한다. 양국 문화부는 영화산업 인재 양성과 공동투자 활성화 방안을 담은 문화협력 의향서도 새로 체결해 K-콘텐츠의 유럽 진출 기반을 강화했다.
이 대통령은 “영화산업의 태동과 성장을 이끌어온 프랑스와 독창적인 스토리텔링과 뛰어난 제작 역량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는 한국이 손을 맞잡고 ‘제7의 예술’인 영화의 새로운 전성기를 함께 열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제 현안에 대한 공조도 확대한다. 양국은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의 자유와 글로벌 공급망 안정을 조속히 회복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평화 회복·재건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함께 참여하고 한반도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공조를 이어간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0년간 쌓아온 양국의 깊은 우정과 신뢰를 바탕으로 새로운 140년을 함께 열어가기로 뜻을 모았다”며 “한국과 프랑스가 더 깊이 연결되고 협력의 지평이 넓어질수록 양국 국민의 삶은 더욱 풍요로워지고 미래세대는 더 많은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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