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서울의 봄' 잇는 묵직함…유해진·박해일·이민호 '암살자(들)' 추석 극장가 등판

영화 암살자들 시사회 사진연합뉴스
영화 '암살자(들)' 시사회 [사진=연합뉴스]
'8월의 크리스마스', '덕혜옹주', '보통의 가족'의 허진호 감독과 충무로 대체 불가 배우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가 의기투합해 추석 극장가 출격을 알렸다. 이름만으로도 신뢰를 더하는 이들의 완벽한 앙상블이 웰메이드 흥행작 '서울의 봄' 제작사와 허진호 감독을 만나 어떤 폭발적인 시너지를 발휘할지 이목이 쏠린다.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는 영화 '암살자(들)'(감독 허진호) 언론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연출을 맡은 허진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영화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린 영부인 저격 사건의 의혹과 배후를 추적하는 이야기다. 대한민국을 뒤흔든 역사적 사건을 모티브로 삼아 사건의 이면을 영화적 상상력으로 확장했으며, 제51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갈라 섹션에 공식 초청되며 일찌감치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서울의 봄'을 통해 놀라운 흥행력을 입증해 온 하이브미디어코프와 시대의 소용돌이 속 인물들을 세밀하게 조명해 온 허진호 감독의 만남으로 제작 단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근현대사의 굵직한 사건을 다룬다는 점에서 '서울의 봄'과 비교되기도 하지만 허 감독은 작품의 결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허 감독은 "'암살자(들)'은 어떤 결론을 내리거나 그동안 감춰왔던 진실이나 배후를 밝혀내는 데 집중하는 영화가 아니다"라며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과 그 시기를 살았던 인물들의 감정을 표현해 보고 싶었다. 당시 유사한 일들이 있었기에 자유선언 실천 에피소드 등을 가져와 시대를 투영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인사말하는 허진호 감독 사진연합뉴스
인사말하는 허진호 감독 [사진=연합뉴스]

극 중 진실을 좇는 언론인들의 고군분투 역시 중요한 축을 담당한다. 박해일은 신념을 지키는 사회부 부장 재환 역을, 이민호는 열혈 사회부 기자 영일 역을 맡아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이민호는 기자 역할을 연기한 소회에 대해 "어느 순간부터 진실보다는 자극적인 타이틀이 중요시되는 시대에 살고 있음을 느낀 적이 있다. 유튜브 등 매체라 불릴 수 있는 콘텐츠가 많아지며 무엇이 진실이고 가짜인지 구분하기 힘든 세상"이라며 "제가 살아보지 않은 시대지만, 진실을 추구하는 이들의 신념이 그립기도 했고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어 그 점을 중점적으로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박해일은 "작품 안에서나 현재나 언론인의 보편적인 직업적 소명, 책임, 수평적인 부분들을 가져가려 했다. 시대는 다르지만 직업적인 본질은 지금과 크게 차이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기자라는 직업군을 전면에 내세운 이유에 대해 "단순히 사건뿐만 아니라 1974년이라는 시대의 분위기와 상황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진실을 파헤치는 기자의 직업적 특성이 필요했다. 사건의 의미를 묻고 시대에 질문을 던지기 위해 기자의 시선이 들어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우들 역시 1970년대 신문사를 완벽하게 재현해 낸 제작진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표했다. 이모개 촬영감독, 이성환 조명감독, 김병한 미술감독 등 최정예 제작진이 합류해 당시의 공기와 공간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박해일은 "1970년대를 디테일하게 세팅해 주셔서 신문사 세트장에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미술팀이 세팅을 마쳤을 때 미리 가서 동선을 익히고 타이핑도 쳐보며 공간에 적응하려 했다. 마법 같은 세팅을 만들어준 미술, 조명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극찬했다. 이민호 또한 "부장(박해일)이 정적이고 내면이 동적인 인물이라면, 제가 맡은 캐릭터는 활어처럼 펄떡이는 인물이길 바랐다. 리허설 때부터 감독님과 몸을 쓰는 동선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치열했던 현장을 회상했다.

'덕혜옹주' 이후 허진호 감독과 10년 만에 재회한 박해일은 두 번째 호흡을 맞추는 데 있어 남다른 책임감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박해일은 "감독님 특유의 정갈하고 절제된 연출은 익히 알고 있었다. 다만 두 번째 작업인 만큼 전작을 답습하지 않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숙제가 있었다. 부담이 컸기에 촬영 전부터 감독님과 시나리오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캐릭터를 잡아갔다"고 밝혔다.

이민호는 허 감독의 부드러우면서도 치밀한 연출 방식에 혀를 내두르며 "감독님은 사람을 대하는 태도의 밑바탕에 존중이 깔려 있다. 배우 본연의 향기를 잃지 않게 하면서도 끊임없이 고민하게 만드는, 자연스러운 '가스라이팅' 화법을 가지셨다"고 농담을 던져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현장에서 목소리 커지는 걸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조용조용 말씀하시지만, 대화를 나누다 보면 치열함이 배어 나온다. 그 덕분에 제 색깔을 유지하며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특히 이번 작품에는 배우 유연석, 정우성, 심은경, 엄태웅, 오달수, 박성훈, 배성우, 박정민 등 스크린을 압도하는 굵직한 배우들이 대거 카메오로 출연해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허 감독은 "처음부터 카메오 군단을 계획한 것은 아니었다"며 "비중이 작은 역할에 인지도가 높은 배우가 나오면 이질감이 생기거나 역할보다 배우가 먼저 보여 불편할 수 있어 조심스러웠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극 중 정우성 씨가 맡은 인물처럼 상징성을 지닌 역할들은 관객에게 무게감이 실리는 배우가 맡아주길 바랐다. 다행히 다들 대본을 재밌게 읽어주셨고, 단순히 소비되지 않도록 각자의 진실성을 부여하며 연기해 주셨다. '배우 보는 맛이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와 기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암살자들 사진연합뉴스
'암살자(들)' [사진=연합뉴스]

이민호는 함께 호흡을 맞춘 심은경을 향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민호는 "심은경 씨는 '연기 천재'라 부를 만큼 완벽한 연기를 보여준다. 수줍음이 많으셔서 사적인 대화를 많이 나누진 못했지만, 말투부터 모든 것이 역할에 완벽히 어울려 보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감정이 잡혔다"고 칭찬했다.

올 추석 극장가는 '암살자(들)'을 필두로 영화 '인턴', '타짜: 벨제붑의 노래' 등 굵직한 대작들이 대거 등판해 치열한 흥행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쟁쟁한 한국 영화들이 포진한 상황 속 '암살자(들)' 배우들은 선의의 경쟁을 응원하기도 했다. 

유해진은 "추석 때 여러 한국 영화가 개봉해 경쟁하게 되는데, 한편으로는 든든하고 좋다. 그중에서도 '암살자(들)'이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하는 솔직한 마음"이라고 유쾌하게 관람을 당부했다. 박해일 역시 "추석 때 다른 많은 영화와 함께 사랑받고 싶다"고 덧붙였고, 이민호는 "낮에 정말 오랜만에 영화관에서 훌륭한 영화를 봐서 행복했다. 관객분들도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며 인사를 전했다.

한편 '암살자(들)'은 오는 9월 23일 극장 개봉한다. 관람 등급은 12세 이상이며 러닝타임은 130분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