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니코앤드'와 '로리즈팜' 등 인기 패션 브랜드 상품을 판매한다. 도시락과 음료, 생활용품 중심이던 상품 영역을 의류로 넓혀 젊은층과 여성 고객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의류 판매에서 앞서가는 패밀리마트를 세븐일레븐이 추격하면서 편의점 업계의 '패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재팬은 이날 일본 의류업계 3위인 앤드에스티HD와 의류 판매에서 손잡는다고 발표했다. 앤드에스티가 운영하는 니코앤드와 로리즈팜 등 인기 브랜드의 세븐일레븐 전용 상품을 공동 개발한다.
세븐일레븐은 오는 25일부터 전국 약 2만개 점포에서 첫 상품 판매를 시작한다. 손수건과 양말, 머리끈 등 17개 품목으로 출발해 계절에 따라 티셔츠와 스웨트셔츠, 머플러 등으로 품목을 늘릴 계획이다. 니코앤드 티셔츠는 1989엔(약 1만7000원), 로리즈팜 양말은 880엔이다.
세븐일레븐이 옷 판매에 공을 들이는 것은 그동안 약했던 젊은 고객층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세븐일레븐 고객 가운데 50세 이상이 40%를 넘고 40대가 약 24%를 차지한다. 반면 20대 이하는 약 17%에 그친다. 니코앤드와 로리즈팜은 20~30대, 특히 여성 고객에게 인기가 높은 브랜드다.
세븐일레븐은 인기 의류를 사기 위해 일부러 편의점을 찾는 '목적 구매'를 1차 목표로 삼고 있다. 여기에 화장품 등을 의류 옆에 함께 진열해 매장을 찾은 고객의 '덤 구매'도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세븐일레븐의 점포당 일평균 매출은 약 70만엔으로 로손과 패밀리마트보다 약 10만엔 많지만 최근 두 업체가 격차를 좁히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이번 협업을 통해 의류 매출을 2025년도보다 약 2배로 늘린다는 목표다. 현재 의류 매출은 점포당 일평균 매출의 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의류를 시험 판매한 일부 점포에서는 판매액이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었고, 구매자의 약 70%가 여성이었다. 이 같은 시험 판매 성과를 바탕으로 의류를 새로운 매출 성장동력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의류 판매에서는 패밀리마트가 한발 앞서 있다. 패밀리마트는 유명 디자이너 오치아이 히로미치를 기용해 자체 브랜드 '컨비니언스웨어'를 육성해왔다. 의류 전문 소형 점포까지 열었고, 2025년도 의류 매출은 200억엔에 달했다. 장기적으로는 이를 1000억엔 규모로 늘린다는 목표다.
세븐일레븐은 자체 브랜드를 새로 키우는 대신 인지도가 높은 니코앤드 등 기존 브랜드와 손잡는 전략을 택했다. 전국 편의점망에 기존 패션 브랜드의 디자인 경쟁력을 더해 패밀리마트와 차별화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컨설팅회사 A.T.커니의 후쿠다 미노루 시니어파트너는 일본 의류시장 규모가 약 8조엔에 달해 신규 진입 여지가 크고, 소비재 가운데 의류는 마진도 비교적 높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과 시마무라 등 기존 의류업체뿐 아니라, 젊은층을 중심으로 이용자가 늘고 있는 중국 온라인 패션업체 쉬인(SHEIN)과도 경쟁해야 한다.
변수도 있다. 앤드에스티는 2024년 이토요카도와 가족층을 겨냥한 공동 의류 브랜드 '파운드굿'을 선보였지만 고객 수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후 이토요카도가 미국계 펀드 산하로 들어가 식품 사업에 경영자원을 집중하기로 하면서 상품 공급은 약 2년 만에 중단됐다. 세븐일레븐이 같은 전철을 밟지 않고 편의점 고객층에 맞는 상품을 꾸준히 선보일 수 있을지가 의류 사업 확대의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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