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정권의 정책 능력과 도덕성

사진노희진 사회적 기업학회 고문
[사진=노희진 사회적 기업학회 고문]

우리나라는 일제 강점기, 6·25 전쟁, 압축적 경제 성장기를 거치면서 격변의 시대를 산 고령층과 5·18조차 잘 모르는 젊은 층이 어울려 살고 있다. 압축 성장으로 경제적 양극화도 심각하다.

다양한 사고가 생길 수 있는 역사적, 경제적 배경을 갖고 있다. 정치가들의 역할은 다양한 사고를 지닌 국민의 마음을 모으고 화합하여 보다 나은 미래를 설계하는 데 있다.

정치의 본질은 국민을 이롭게 하는 데 있다. 정치가의 사명이다. 정치가가 국민보다 자신을 이롭게 하는 목적으로 행동을 하면 국민은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

최근 대통령이 집을 팔면서 근저당을 설정하여 구설수에 올랐다. 대통령도 투자도 할 수 있고 부동산 매매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정책을 사전적으로 아는 당국자들은 가급적 거래를 자제하는 편이 낫다. 선행 매매에 해당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에서 선행 매매는 불공정 거래에 해당된다. 남들보다 정보를 미리 알고 거래하게 되면 그 정보를 모르고 거래하는 투자자에 비해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

정책의 설계는 국민의 행복 증진에 있어야 하는데, 주식과 부동산 정책은 거꾸로 가는 듯하여 우려스럽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으로 인해 많은 투자자들이 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피해를 입었다.

대통령은 근저당을 이용해 아파트를 팔고 은행 융자를 막았기 때문에 일반 국민은 사기도 팔기도 어렵게 되었다. 보유세가 강화되면 팔기도 어려운데 세금만 많이 내게 된다. 집 한 채 있고 현금 수입이 없는 은퇴자들은 세금 걱정에 잠 못 이루게 된다.

복잡다단한 세제 개편의 목적이 부동산 안정보다는 징벌적 세금 부과와 세금 더 걷기에 치우쳐 있고 부동산은 상승 가능성이 크게 되었다. 노무현, 문재인 정부 때의 접근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징벌적 과세로 수요를 억제하는 방식은 이미 시도해 보았고 과거 의도한 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대통령 공약에서도 세금으로 집값 잡지 않겠다고 한 배경이다. 그런데 다시 같은 방식으로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이번에는 다를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국가가 국민에게 부동산 세금이라는 폭력을 함부로 휘둘러서는 안 된다. 거주 이전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데 세금으로 헌법상의 권리를 제한해서야 되겠는가?

검찰청 폐지로 범죄로부터 보호받을 국민의 권리는 심각하게 위축되었다. 검찰 조사를 받지 않게 된 부패 정치가와 범죄자들 이외 국민에게 어떤 실익이 있는지 궁금하다. 대신 역할을 맡게 된 경찰의 역량과 도덕성이 검찰보다 나을까?

국민을 열불나게 하는 부동산, 주식, 검찰 폐지와 같이 국민의 일상과 직결되는 정책은 신중하게 추진되어야 한다.

한국 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검찰의 보완 수사권에 관해 일반 국민의 61%는 유지, 23%는 폐지에 찬성하고 민주당 지지층의 경우는 46%는 유지, 39%는 폐지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의아스럽게도 민주당은 일반 국민과 자당 지지층조차 반대하는 폐지를 밀어붙였고 대통령은 내용을 읽어 보지 않고 의결했다고 한다.

정당이 극단에 치우친 강경파의 요구에 맹목적으로 따르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국민에게 크게 영향을 미치는 법률이 국회에서 넘어오면 국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꼼꼼히 살펴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게 대통령의 책무가 아닌가?

정책 설계와 시행을 과학 실험실의 도구처럼 활용해서는 안된다. 정책 시행의 결과에 대한 충분한 시뮬레이션과 부정적 영향에 대한 의견 수렴을 거쳐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노란봉투법에 이어 검찰 수사권을 폐지한 형소법 개정안도 시행해보고 문제가 생기면 재개정하면 된다는 사고가 깔려 있는 듯하다. 난관이 많을 것이다. 노란봉투법의 혜택이 컸던 노동자들을 설득해주었던 떡을 뺏는 것은 어렵다. 호남 반도체 투자도 노사 교섭 대상이라고 주장해도 법을 모호하게 만든 민주당은 할 말이 없게 되었다.

시장과 민심을 두려워할 줄 모르는 오만은 다수당의 무리한 입법 밀어붙이기에서 나타난다. 국회의원 수와 민심이 비례하지 않는 시스템의 함정을 자각해야 된다.

주가와 부동산의 향방과 형소법 개정으로 인한 국민 피해, 이 대통령의 공소 취소와 연임 논란은 정권의 정책 능력과 도덕성을 시험하는 잣대가 될 것이다.

정부는 국민의 편안한 삶과 나라의 발전을 위해 제대로 된 정책을 펼쳐야 한다. 정책 실패로 인한 지지율 하락을 막기 위해 개각을 해도 정책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우려가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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