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천에서 오는 11일 국내 4번째 경마공원인 렛츠런파크 영천이 정식 개장한다.
2009년 최초 후보지로 선정된 이후 17년 만에 맺은 결실이다. 이번 영천경마공원 개장의 가장 큰 특징은 미국, 일본, 홍콩 등 경마 선진국에서 표준 모델로 자리 잡은 '권역형 순회경마' 운영 방식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는 점이다.
긴 사업 지연 과정에서 불거진 법제도적 한계를 극복하고 한국 경마의 운영 구조를 선진화하는 새로운 시도가 본격 가동된다.
영천경마공원 사업이 장기화된 배경에는 레저세 감면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2010년 1차 협약 당시 30년간 레저세 50% 감면을 조건으로 대규모 시설 조성을 계획했다. 그러나 2012년 지방세법 개정으로 레저세 감면이 불가능해지면서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 마사 시설 중복 투자를 피하고 운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대안으로 순회경마 방식이 현실화됐다.
기존 과천, 제주, 부산경남 경마공원은 경주마를 해당 지역에 고정으로 두고 경주를 치르는 상주형으로 운영된다. 반면 영천경마공원은 부산경남에 상주하는 경주마들을 매 경마일마다 영천으로 이동시켜 경주를 진행하는 권역형 순회경마 시스템을 따른다.
이는 대규모 마사 시설 건설에 드는 초기 투자액과 유지비를 크게 줄이는 구조다. 부산경남에 이미 존재하는 검증된 경주마와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함으로써 고정 운영비를 대폭 절감하고 즉시 운영이 가능해졌다. 올해 하반기에는 9월 13일 개장 기념경주를 시작으로 12주 동안 총 72개의 경주가 이 방식으로 치러진다.
순회경마 성공의 관건은 장거리 이동에 따른 경주마의 스트레스 최소화와 컨디션 관리에 있다. 이를 위해 한국마사회는 국제경마연맹의 말 수송 복지 가이드라인을 전면 반영했다.
13.5톤 규모의 무진동 전용 수송 차량 13대를 특수 제작해 시스템 에어컨, 가변형 칸막이, 부상 방지용 특수 고무 바닥재를 적용했다. 여기에 실시간 GPS 추적 및 클래식 음악 송출 장치까지 완비했다.
현장에서는 이동 전후로 수의사와 장제사의 철저한 검진이 이루어질 예정이며, 실제 운영 과정에서 말들의 체중 회복 속도와 질병 발생률 등 객관적 지표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하는 것이 향후 중요한 과제다.
영천경마공원은 기존 경마장과 달리 지역민을 위한 친환경 레저 공간으로 설계됐다. 약 3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관람대는 한옥을 모티브로 한 계단식 디자인을 채택했고, 경주로 안쪽에는 대규모 수변공원을 조성했다.
1746대 규모의 주차장 전 구역에는 태양광 발전 가림막을 설치했다. 대구 도시철도 1호선 영천 연장과 금호, 대창 하이패스 IC 개통 등 교통망 확충도 예정돼 있다. 이러한 기반시설이 함께 운영되면 체류형 관광 도시로서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만 승마 아카데미와 추가 마사 시설 등이 포함된 1200억원 규모의 2단계 사업은 레저세 문제 해결이라는 선결 과제가 남아있다. 비용 효율적인 선진국형 운영 모델로 첫발을 내딛는 렛츠런파크 영천이 장기적으로 지역과 상생하며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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