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방시혁 '사기적 부정거래' 불구속 송치…검찰 또 보완수사 요구하나

  • 2600억대 부당 이득 '사회적 법익 침해' 놓고 끝내 이견

  • 두 차례 구속영장 반려 사유 해소 안 돼 재수사 가능성

IPO를 앞두고 투자자들을 속여 지분을 팔게 한 의혹을 받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지난해 9월 15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IPO를 앞두고 투자자들을 속여 지분을 팔게 한 의혹을 받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지난해 9월 15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찰이 하이브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투자자들을 속여 2600억원대 부당 이득을 얻은 혐의를 받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을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 거래 혐의가 성립하는지를 놓고 검경 간 이견이 해소되지 않아 검찰이 다시 보완수사를 요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이날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과 이재상 하이브 대표, 권용상 전 하이브 최고재무책임자(CFO), 양준석 이스톤에쿼티파트너스 대표, 김창희 뉴메인에쿼티 대표 등 5명을 서울남부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

방 의장 등은 2019년 기존 주주들에게 상장 계획이 없다는 취지로 설명해 보유 지분을 특정 사모펀드에 매각하도록 유도한 뒤 하이브 상장 이후 주식을 처분해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방 의장이 2019년 4월 자금 조달 방안으로 IPO 검토를 지시하고, 같은 해 7월 상장준비팀을 꾸린 것으로 파악했다. 반면 방 의장 측은 그해 8~10월 기존 주주들에게 상장 계획이 없다고 설명하며 주식 매각을 권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모펀드 관계자들은 같은 해 10~11월 투자자들에게 하이브 상장 계획과 예상 수익을 알린 뒤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기존 주주들의 지분을 사들였다. 하이브는 2020년 10월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했고, 사모펀드 측은 두 차례에 걸쳐 보유 주식을 모두 매각했다.

경찰이 산정한 부당 이득은 총 2631억원이다. 법원은 이 금액 전액에 대한 기소 전 추징보전 신청을 받아들였다. 방 의장은 전체 부당 이득 가운데 약 1500억원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경은 방 의장 측 행위가 자본 시장 질서를 침해한 범죄인지를 두고 입장 차를 보였다. 경찰은 상장 정보 은폐와 구주 매입, 상장 후 주식 처분과 수익 배분까지를 하나의 계획된 범행으로 판단했다. 경영진이 독점한 정보를 이용해 이익을 취한 만큼 자본 시장의 공정성과 신뢰를 해친 '사회적 법익 침해'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반면 검찰은 기존 주주들을 속여 지분을 넘겨받은 행위가 사회적 법익 침해보다 개별 투자자의 '개인적 법익 침해'에 가깝다고 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 4월 21일 방 의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구속 필요성과 사회적 법익 침해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취지로 반려했다. 경찰이 같은 달 30일 다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은 앞선 보완 요구가 충분히 이행되지 않았다며 재차 돌려보냈다.

경찰은 이후 국내외 판례를 검토하고 학계와 금융 당국의 의견을 수렴했지만, 기존 판단을 유지했다. 검찰과 이견을 좁히지 못한 데다 새로운 사유도 발생하지 않아 세 번째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고 사건을 송치했다.

두 차례 구속영장 반려 과정에서 검찰이 지적한 법리적 쟁점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검찰이 곧바로 기소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은 수사 기록을 검토한 뒤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거나 직접 보완수사에 나설 수 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검찰이 두 차례 보완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부분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곧바로 기소하면 혐의 입증에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방 의장 변호인단은 "제기된 내용에 대해 객관적인 자료와 근거를 바탕으로 일관되게 소명해 왔다"며 "향후 절차를 통해 의혹이 투명하게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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