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울산 시내버스·下] 100% 재정지원 시대…울산교통공사, 해법 될까

  • 공영제·교통공사 논의 본격화…재정지원 넘어 운영책임까지

  • 차량·노선 공공관리 확대…도시공사 활용한 단계적 전환 구상

  • 자산·고용·경영책임까지 얽힌 구조개편…시민 서비스가 최종 기준


울산 시내버스는 민간업체가 운영하지만 운송손실의 대부분을 울산시가 재정으로 지원하고 있다. 내년부터 손실보전율을 100%까지 높이는 방안이 제시되면서 재정 부담에 걸맞게 공공의 관리 역할을 어디까지 확대할 것인지도 과제로 떠올랐다. 상편에서 재정지원과 미적립 퇴직금, 장기간 이어진 준공영제 논의를 짚어본 데 이어 하편에서는 공영제와 교통공사 설립을 포함한 운영체계 개편 방향과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울산 시내버스 운영체계가 다시 전환점에 섰다.

내년부터 민간 버스업체의 운송손실을 100% 지원하는 방안이 제시되면서 현재의 재정지원형 민영제를 그대로 유지할지, 아니면 노선과 차량·운영에 대한 공공의 역할을 확대할지를 둘러싼 논의도 본격화하고 있다.

울산시는 시내버스 공영제와 교통공사 설립 등을 포함한 운영체계 개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공재정의 부담이 커지는 만큼 버스 운영에 대한 공공의 권한과 책임을 어느 수준까지 가져갈 것인지가 핵심이다.
 

재정은 공공이, 운영은 민간…관리구조 바뀌나


교통공사 설립 논의의 배경 가운데 하나는 버스 차량과 노선의 관리구조다.

친환경버스 등을 도입하는 과정에서는 국비와 시비가 투입되지만 현행 체계에서는 차량을 민간 운수업체가 보유·운영한다.

김상욱 울산시장은 지난 7월 대중교통 현안회의에서 공공재정으로 마련한 차량의 관리구조에 문제를 제기하며 교통공사를 통한 직접 운영 필요성을 언급했다. 울산시 역시 도시공사 내 교통조직 설치와 신규 노선 직접 운영 등을 검토하고 있다.

노선 운영 역시 현행 민영제의 주요 검토 대상이다.

노선 신설이나 증차, 배차 조정 과정에서는 운수업체와 협의가 필요하다. 이용 수요가 새롭게 발생하거나 수익성이 낮은 지역의 노선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신속한 대응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7월 북구지역 7개 고교 학생들은 통학 불편 해소와 학생 중심 노선 개편, 준공영제 도입 등을 요구하며 학생 3500여명의 서명이 담긴 정책제안서를 울산시에 전달했다.

김 시장은 당시 "시내버스가 공영제로 운영되면 시민 요구에 따라 노선을 바로 조정할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시는 공공이 신규 차량과 노선 운영에 직접 참여할 경우 시민 수요 변화에 따른 노선 조정과 차량 투입에서 대응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교통공사 설립 전 단계…도시공사 활용방안 부상


별도의 교통공사를 곧바로 설립하는 방식만 검토되는 것은 아니다.

울산시는 우선 울산도시공사 내에 교통 관련 조직을 두고 신규 노선을 발굴·운영하면서 공공 운영 경험을 축적한 뒤 이를 향후 교통공사 설립과 연계하는 단계적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신규 차량과 노선을 공공이 직접 운영하면서 운송원가와 필요한 인력, 서비스 수준 등을 실제 운영 과정에서 검증할 수 있다는 점이 이 방식의 장점으로 거론된다.

민선 9기 울산시장직 인수위원회도 시내버스 공영제와 관련해 단기적으로 한정면허 기반 노선 정상화를 우선 추진하고 장기적으로 교통공사 설립을 통한 공영제 안착을 유도하는 단계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도시공사 내 교통조직 설치와 별도 교통공사 설립은 아직 검토 단계다.

구체적인 조직 형태와 운영 범위, 추진 시기와 함께 기존 민간업체와 공공 운영 영역을 어떤 방식으로 나눌지도 향후 제도 설계 과정에서 검토해야 할 사안이다.
 

공영제가 곧 재정절감은 아니다


교통공사 설립이나 공영제 도입이 곧바로 재정부담 감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준공영제는 민간업체가 실제 운행을 맡으면서 지방정부가 노선과 수입금, 표준운송원가 등에 대한 관리 역할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반면 완전공영제는 차량과 시설, 인력 등 운영 전반에서 공공의 책임 범위가 더 커진다.

운영 방식에 따라 필요한 재정과 조직, 민간사업자의 역할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한국교통연구원은 버스 준공영제가 비수익 노선 유지와 경영안정, 서비스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반면 재정지원 증가와 경영효율 저하 가능성도 함께 관리해야 할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또 표준운송원가를 면밀히 검토하고 업체 회계와 인력에 대한 지방정부의 관리·감독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울산은 이미 운송손실의 대부분을 재정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운영체계 개편 과정에서는 공영제나 민영제라는 형식의 선택뿐 아니라 재정지원 규모에 상응하는 관리 권한과 경영 책임을 어떤 방식으로 설정할지가 주요 검토 대상이 될 전망이다.
 

운영체계 바꾸려면…자산·고용·부채 정리도 숙제


기존 버스업체의 재무구조 역시 운영체계 개편 과정에서 함께 풀어야 할 문제다.

지난해 말 기준 울산지역 6개 시내버스 업체의 퇴직금 미적립액은 813억원에 달한다.

교통공사를 설립하거나 공영제로 전환한다고 해서 이 미적립액이나 민간회사의 다른 채무가 곧바로 공공의 부담으로 전환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공공이 기존 업체의 차량이나 차고지를 인수하거나 민간업체가 운행하던 노선을 직접 운영하는 단계로 확대될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차량과 차고지 등 자산의 평가와 인수 범위를 정해야 하고, 운전기사와 정비인력 등의 고용을 어떤 방식으로 승계할지도 검토해야 한다.

기존 노선을 단계적으로 공공영역으로 옮길지, 신규 노선부터 직접 운영할지에 따라서도 필요한 비용과 절차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공영제나 교통공사 설립은 결국 운영 주체만 바꾸는 문제가 아니라 기존 민간사업자의 자산과 고용, 부채 관계까지 함께 살펴야 하는 구조개편 문제인 셈이다.
 

구조개편의 최종 평가는 시민 서비스


울산 시내버스 운영체계 개편은 재정과 운영구조뿐 아니라 시민 서비스 개선 여부도 주요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현재 울산 시내버스 수송분담률은 약 10% 수준에 머물고 있다. 2024년 말 대규모 노선 개편 이후에도 노선과 배차를 둘러싼 불편 민원이 이어지면서 울산시는 폐지 노선 복원과 증차, 추가 노선 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울산지역 한 교통전문가는 "공영제나 교통공사 설립이 실제 정책 효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노선 접근성과 배차간격, 환승 편의 등 시민이 체감하는 이용 여건이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의 역할 확대에 맞춰 운송원가와 인건비, 차량·시설 투자에 대한 관리와 경영·서비스 평가 체계를 강화하는 작업도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향후 울산 시내버스 운영체계 개편 과정에서는 재정 부담과 운영 책임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와 함께, 제도 변화가 시민이 체감하는 노선과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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