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트럼프' 美기업들, 민주당과 관계 강화 나서…중간선거 앞두고 '보험'"

  •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

  • '친트럼프' 기업들, 중간선거서 민주당 하원 집권 대비 대책 마련 '분주'

  • 정치자금 기부, 친민주당계 인사 영입 등

하킴 제프리스 미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가 지난 4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한 지역 방범 인식 제고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하킴 제프리스 미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가 지난 4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한 지역 방범 인식 제고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밀착해온 미국 대기업들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할 가능성에 대비해 민주당과의 관계 강화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에 거액을 기부하거나 정책적으로 밀착했던 기업들이 향후 의회 조사나 소환, 나아가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복수의 기업 고문과 로비스트, 이사회 관계자를 인용해 주요 기업들이 민주당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장악할 경우, 자신들의 어떤 점이 문제가 될 수 있는지 점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기업은 의회 조사에 대응하기 위한 내부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트럼프 대통령 및 공화당 관련 정치활동에 대한 거액의 재정 지원이 향후 문제가 될 가능성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들은 이미 의회 조사에 대비한 실무 준비에도 들어갔다. 미국 상공회의소는 올여름 아마존, 셰브론, 화이자, 유나이티드헬스 등 대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잠재적인 의회 감독과 조사 관리'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로펌 캐힐 역시 지난 6월 의회 조사 대응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온 메타와 팔란티어는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자료 제출 요구나 의회 청문회, 소환장 발부 등에 직면할 가능성까지 논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민주당 보험 들기'는 정치자금 기부에서도 두드러진다. 메타는 최근 민주당 하원과 연계된 정치단체인 하우스 메저리티 포워드 및 상원 민주당 지도부와 연계된 메저리티 포워드에 각각 500만달러씩을 기부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아울러 기업들은 민주당과의 인맥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오픈AI는 올여름 워싱턴 D.C.에서 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하는 만찬을 마련했고,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와 칼시 등은 민주당계 인사들을 대관 담당자로 영입했다.

기업들의 이같은 조치는 11월 초 있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가족, 측근들의 사업과 연계된 기업들이 주요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에서 비롯된 것이다. 현재 미 하원은 총 435석 중 공화당(218석)이 민주당(212석) 대비 근소한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대한 민심이 악화된 가운데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하원 탈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 와중에 하원 민주당 지도부는 이미 기업들에 대한 책임 추궁을 강조하고 있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카르텔이 초래한 무제한적인 부패의 시대가 곧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전략가 겸 실리콘밸리 기부 자문인 쿠퍼 테보는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한 반면 민주당을 외면한 기업들이 민주당과의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모든 기업이 민주당으로 방향을 트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 임기가 앞으로도 2년 이상 남아 있는 만큼 규제 완화나 정부 계약 등 주요 사업 결정에는 여전히 백악관의 영향력이 더 크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들은 오히려 트럼프 행정부 임기 중 규제와 정책 관련 거래를 서둘러 마무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기도 했던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와 테슬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한 데 이어 공화당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머스크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의회 주도권을 유지하도록 돕기 위해 1억달러(약 1379억원) 이상을 지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미국 기업들은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영향력은 유지하면서도 민주당의 집권 가능성에 대비해 양쪽에 정치적 '보험'을 드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11월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기업들의 정치적 줄타기가 더욱 노골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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