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선트 장관은 20일 CNBC 인터뷰에서 현재 진행 중인 해상 봉쇄에 이어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를 발표하겠다며 이를 '원투펀치'에 비유했다. 그는 이란 정권을 무너뜨리겠다며 동맹국을 향해 미국 편에 서든지 미국에 맞서든지 선택하라고 압박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걸프 지역에서 에너지의 50%를 들여오는 만큼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유가 안정이 중국에도 이익이 된다며 제재 동참을 요구했다. 이번 제재 조치에 중국이 포함되는지 묻는 질문에는 "일부 대화는 비공개로 하는 것이 좋다"며 즉답을 피했다.
중국은 이란 경제를 사실상 떠받치는 나라로 평가된다. 이란 세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이란은 하루 평균 160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했다. 이 중 90.8%인 146만 배럴이 중국에 수출됐다. 연간 수출금액은 118억달러(16조원)였다. 이는 2024년 이란 GDP(3101억달러)의 4%에 해당한다.
과거 2010년만 하더라도 이란은 우리나라, 인도, 일본 등 20여 개국에 원유를 수출했으며, 당시 중국의 비중은 19%에 불과했다. 2011년 미국의 대이란 경제 제재가 발효되자 대부분의 국가들은 이란산 석유 구매를 중단했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의 제재를 따르지 않고 이란으로부터 원유를 수입해 왔다. 중국이 미국의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미국의 제재안은 효과를 내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미국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맥스 마이즐리시 연구원은 중국을 이란의 '제재 회피 수석 파트너'로 칭하며, 중국의 지원 없이는 이란이 전쟁을 지속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후 미국이 헝리석유화학 등 중국 정유사와 은행을 잇달아 제재 대상에 올리자, 중국 상무부는 지난 5월 2일 자국 기업에 미국의 제재를 인정하거나 준수하지 말라는 명령을 내렸다. 2021년 제정된 '외국 법률 및 조치의 부당한 역외적용 차단법'을 실제로 발동한 첫 사례다. 당시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법치의 힘으로 미국의 확대관할권 행사에 반격해 자국 기업의 권익을 지키겠다는 논평을 냈다.
또한 현실적으로 중국은 미국의 제재를 우회하는 노하우도 갖추고 있다. 중국의 그림자 유조선단은 제재 대상 석유를 중국으로 운송해왔고, 국유 대기업 대신 민영 중소형 정유사들을 내세워 원유를 구매했다. 중소형 정유사들은 달러 거래를 하지 않는 방식으로 미국의 금융제재에 빗겨나 있다.
다만 미국이 중국에게 상응하는 대가를 제시한다면 중국이 제재에 동참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두바이 소재 에너지 컨설팅업체 카마르에너지의 로빈 밀스 최고경영자는 "중국은 이란산 원유 구매를 미중 무역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한다"며 "이 문제가 대만과 남중국해 등 중국의 핵심 이익 사안과 연계될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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