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반기보고서 제출기한이 지나면서 재무 상태에 빨간불이 켜진 상장사들이 속속 드러났습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에서는 반기보고서에 대한 감사·검토의견이 비적정인 기업이 11개사로 집계됐습니다. KC그린홀딩스와 STX, 광명전기, 대호에이엘, 범양건영, 엑시큐어하이트론, 윌비스, 이스타코, 진원생명과학, 콘텐트리중앙, 한창 등이 포함됐습니다. 금양은 이와 별도로 반기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코스닥에서는 반기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기업이 17개사(보고서제출 유예법인 포함)에 달했습니다. 이와 별도로 KS인더스트리, 모바일어플라이언스, 사토시홀딩스, 신테카바이오 등은 ‘반기보고서 비적정사'로 분류됐습니다.
반기보고서를 기한 내 제출하지 않았다고 해서 곧바로 상장폐지나 회계상 문제가 확정됐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외부감사인의 검토가 늦어지는 등 일정한 사유로 제출이 지연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제출이 늦어진 이유는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금양은 문제가 누적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금양은 지난해에 이 올해 3월 감사보고서에서도 의견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습니다. 이후 거래소의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됐습니다. 여기에 반기보고서까지 제출하지 않으면서 정기보고서 미제출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사유도 추가됐습니다.
뉴인텍은 반기보고서 미제출로 18일 관리종목에 추가 지정됐습니다. 이후 반기보고서를 제출하면서 관련 시장조치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반기보고서 제출 여부에 따라 시장조치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관련 공시를 계속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본느는 외부감사인의 추가 검토 때문에 반기보고서 제출이 늦어진 사례입니다. 본느는 반기재무제표 작성은 완료했지만 외부감사인인 삼정회계법인이 추가적인 포렌식 절차가 완료돼야 재무제표에 미칠 영향을 검토하고 검토의견을 낼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회사 내부에서 제기된 문제를 추가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했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회계법인의 ‘의견거절’은 무슨 뜻일까요.
외부감사인의 의견은 적정과 비적정(한정·부적정·의견거절)으로 나뉩니다. 이 가운데 의견거절은 회계법인이 재무제표에 대한 충분한 감사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의견을 형성하지 못했다는 의미입니다. 쉽게 말하면 회계법인이 재무제표가 맞는지 판단할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의견거절은 왜 나오는 것일까요. 대표적인 경우를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먼저 기초재무제표에 대한 충분한 감사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경우입니다. 전년도 재무제표에 문제가 있었다면 이를 바탕으로 작성하는 올해 반기재무제표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지난해 재무제표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 올해 반기 재무제표까지 검토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감사자료 제공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도 의견거절됩니다. 회계법인이 요구하는 재무자료나 거래내역, 내부통제 관련 서류 등을 회사가 제대로 제출하지 못하면 회계법인도 재무제표를 검토하기 어렵습니다.
세 번째는 회사가 앞으로도 정상적으로 사업을 계속할 수 있을지 불확실한 경우입니다. 이를 ‘계속기업 가정의 불확실성’이라고 합니다. 회사의 유동성이 부족하거나 영업손실이 계속되는 등 앞으로도 사업을 정상적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지는 상황입니다. 이 경우 회사의 자금 조달 계획이나 경영 정상화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하게 됩니다.
반기보고서에서 비적정 의견을 받았다고 해서 곧바로 상장폐지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비적정 의견이 연말 감사보고서에서도 2년 연속 이어지거나 다른 상장폐지 사유가 추가되면 상장폐지 절차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투자자는 이런 기업을 미리 알아볼 수 있을까요.
의견거절 여부를 공시 전에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위험 신호를 미리 확인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우선 투자하려는 기업의 유동비율과 자본잠식 여부, 단기차입금 규모 등 재무건전성을 살펴봐야 합니다.
전년도 감사의견도 중요합니다. 지난해에도 한정·부적정·의견거절 등 비적정 의견을 받은 기업이라면 문제가 올해까지 이어지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회계법인 교체가 잦은지, 대주주나 경영진이 자주 바뀌었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의견거절’이라는 결과가 나온 뒤 대응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전에 재무제표와 공시에서 이상 신호를 찾아내는 것입니다. 반기보고서 시즌은 끝났지만 투자자들에게는 이제부터가 재무제표를 다시 들여다볼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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