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가격이 부담스러운 투자자라면 구리도 눈여겨볼 만하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투자 확대로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공급 제약까지 겹치면서 구리 가격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같은 구리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라도 현물과 선물 등 기초자산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20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 17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E) 현물 기준 구리 가격은 톤(t)당 1만4850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초보다 18.13% 오른 수준이며 역대 최고치다.
구리 가격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확충으로 수요가 늘어나는 반면 생산량은 단기간에 크게 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 생산 차질까지 겹치면서 공급 제약도 커지고 있다. 옥지회 삼성증권 연구원은 "구리 생산 업체들은 노후 광산에서 품위 저하에 직면해 있고 신규 프로젝트 착수와 증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에도 증산이 더뎌 신규 수요를 공급이 충족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를 심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리 투자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개인투자자가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ETF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구리 투자 ETF는 'TIGER 구리실물'과 'KODEX 구리선물(H)'이 있다. 'TIGER 구리실물'은 구리 현물 가격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조달청 창고에 보관된 구리의 창고증권에 투자하는 구조로, 선물 계약을 교체할 때 발생하는 롤오버 비용 없이 구리 현물 가격에 투자할 수 있다. 반면 'KODEX 구리선물(H)'은 미국에서 거래되는 구리 선물을 기초자산으로 한다.
수익률은 상품별로 엇갈린다. 지난 7월 14일부터 이달 14일까지 'KODEX 구리선물(H)'은 3.07% 상승한 반면 'TIGER 구리실물'은 0.51% 하락했다. 이는 두 상품이 추종하는 구리 가격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KODEX 구리선물(H)'은 미국에서 거래되는 구리 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반면 'TIGER' 구리실물은 런던금속거래소(LME) 현물 가격을 반영한다. 최근 미국이 정련구리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관세 시행 전 구리를 미리 확보하려는 수요가 선물로 몰리며 현물과 가격 차이가 커졌다.
구리 현물 가격이 중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선물 교체에 따른 비용을 피하고 싶다면 현물형 ETF가 좋은 선택지다. 반면 미국 내 구리 수급이나 관세 정책에 따른 선물 가격 강세까지 기대한다면 선물형 ETF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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