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중노위 조정중지 받아…노조 측 합법 파업권 획득

  • 중노위 조정 중지 결정...'58년 무분규' 깨지나

  • 직고용 갈등까지 겹쳐…추가 실무협의가 변수

POSCO flag displayed at the POSCO Center in Gangnam Seoul Courtesy of POSCO Holdings
[사진=포스코]
국내 대표 철강사인 포스코의 58년 무분규 역사가 멈춰 섰다. 올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을 둘러싼 노사 간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며 창사 이래 첫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해 파업 가능성이 현실권에 들어섰다.

18일 노동계에 따르면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는 이날 포스코 노사에 대해 교섭 중지 결정을 내렸다. 앞서 포스코 노동조합은 지난 7월 단체교섭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조합원 97.1% 참여, 찬성 92.2%로 쟁의행위를 가결했는데, 이날 중노위의 교섭 중지 결정에 따라 합법적으로 파업에 나설 수 있게 됐다.

포스코 노사는 지난 6월 임금교섭을 시작한 이후 6차례 본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결국 노조는 지난달 23일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당초 중노위 조정기간은 이달 초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중노위가 노사 간 추가 협상 여지가 있다고 판단해 조정기간 연장을 권고했다. 노사 역시 이를 받아들이면서 이날까지 막판 협상을 이어왔다.

올해 교섭의 핵심 쟁점은 임금 인상과 성과보상 수준이다. 노조는 올해 임협에서 기본급 7.1% 인상을 비롯해 △격려금 600% △우리사주 50주 △5년 치 자연상승분 적용 △명절상여금 200% 등을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올해 목표 영업이익 달성을 전제로 기본급 1.2% 인상과 목표 달성 격려금 200만원 등을 제시했다. 개인포상 확대와 특별승진 활성화, 상주직원 처우 개선 등도 제시안에 포함했다.

하지만 사측은 철강 불황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노조의 요구 수준이 과도하다며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노조 요구안을 모두 수용하는 데 필요한 재원은 약 1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요구안의 두 배 수준이라는 게 포스코 측 설명이다.

다만 이번 교섭 중지 결정이 곧바로 파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노조는 향후 쟁의대책위원회 등을 통해 구체적인 투쟁 방식과 일정을 결정하는 한편, 노사 간 실무협의도 이어갈 계획으로 추가 협상을 통한 극적 타협 가능성도 남아 있다.

포스코는 1968년 창사 이후 58년간 전면파업 없이 노사관계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올해는 임금 문제 외에도 협력사 직원 직고용이라는 변수가 겹치면서 노사 간 갈등이 어느 때보다 첨예한 상황이다.

포스코는 지난 4월 포항·광양제철소의 조업 지원 협력사 직원 약 7000명을 직접 고용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직고용에 따른 직군 편성과 임금체계, 처우 등을 둘러싸고 기존 생산직과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노사 간 긴장감도 한층 높아졌다.

철강업계는 실제 파업 여부와 수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발 공급과잉과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으로 철강업황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생산 차질까지 발생할 경우 포스코의 하반기 경영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자동차와 조선, 건설 등 국내 주요 산업에 철강재를 공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파업이 장기화하거나 생산 차질 규모가 커질 경우 전방산업의 철강재 수급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포스코측은 이번 중노위 결정과 관련해 "조정 연장 기간 동안 노조와 수 차례 추가 논의를 진행하고 진전된 안을 제시했지만 추가적인 합의점 모색보다는 쟁의권 확보를 먼저 선택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회사는 녹록지 않은 경영여건의 현실에 대해 노동조합을 비롯한 직원들과 지속 소통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쟁의행위가 발생 하더라도 그로 인해 자동차·조선·건설·가전 등 국내외 주요 산업에 영향이 발생하지 않도록 비상 대응체계를 마련하는 등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우리는 마지막까지 대화의 책임을 다했고, 조정기간 연장까지 수용하며 회사가 결단할 수 있는 시간도 충분히 열어뒀다"며 "사측이 조합원의 정당한 요구와 결의를 다시 외면한다면, 흔들림 없이 단계적 투쟁과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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