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옥시아 '최대주주' 올라선 SK하이닉스…中 승인 족쇄·15% 캡에 '시너지 제로'

  • 도시바 지분율 역전하며 1대 주주 지위 확보

  • 결합 시 낸드 점유율 30%…中 심사 난항 불가피

  • 2028년까지 의결권 제한에 일본 경계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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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낸드플래시 3위인 일본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의 실질적 1대 주주 자리를 꿰찼지만 속내가 복잡하다. 수조원대 투자 자금을 투입했지만 호황기 프리미엄을 누리기 위한 경영권 행사나 양사 간 생산·기술 시너지 창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출자한 특수목적법인(SPC) 'BCPE 판게아 케이맨2(SPC2)'가 지분 7740만주를 통해 14.19%를 확보하며 단일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기존 1대 주주였던 도시바의 지분율이 14.12%로 낮아지면서 최대주주 지위가 역전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8년 베인캐피털 컨소시엄을 통해 키옥시아에 총 3950억엔(약 3조9160억원)을 나눠 투자했다. 키옥시아 지분을 취득할 특수목적법인(SPC1)에 2660억엔(약 2조6371억원)을 출자하는 동시에 경영권 확보용 전환사채(CB)를 발행하는 또 다른 법인(SPC2)에 1290억엔(약 1조2789억원)을 우회 투자했다. 지난 6월 SPC1의 지분 전량 매각으로 SK하이닉스는 현재 SPC2 CB만 보유 중이다.

외형상 지분 구조 변화와 달리 실질적 실익은 전무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냉정한 평가다. SK하이닉스가 보유한 CB를 실제 의결권 주식으로 전환하려면 한국과 일본은 물론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제법상 결합 대상 기업들의 중국 내 매출이 일정 기준을 넘으면 중국 당국의 심사는 법적 의무 사항이다.


미·중 반도체 패권 전쟁 속에서 중국 당국의 승인 문턱을 넘기는 쉽지 않다. SK하이닉스와 키옥시아가 결합할 경우 글로벌 낸드 시장 점유율이 30%를 단번에 넘어서는 탓이다. 자국 낸드 기업인 YMTC를 육성하고 제품 구매가를 낮춰야 하는 중국 입장에서는 SK하이닉스의 지배력 강화를 허용할 이유가 없다. 중국은 2021년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당시에도 '6년간 가격 인상 금지' 등 까다로운 조건부 승인을 내건 바 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중국 매출이 존재하는 한 SAMR 반독점 심사를 우회하긴 어렵다"며 "자국 반도체 생태계를 육성해야 하는 중국 입장에서 한국 기업의 시장 지배력 강화를 당장 용인하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계약상의 물리적 한계도 걸림돌이다.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 투자 당시 오는 2028년까지 의결권을 15% 이하로 유지하는 약정(Cap)을 체결했다. 키옥시아 역시 연례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의 지분 전환 권리를 '잠재적 이해상충 위험요인'으로 공식 명시하며 경계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 또한 전략 물자인 반도체 기술 유출을 우려해 한국 자본의 실질적 경영 참여에 높은 문턱을 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AI) 서버용 eSSD 수요 폭발로 낸드 슈퍼사이클을 맞아 고부가가치 제품 공급 공조가 시급하지만 엄격한 조건 탓에 실질적 협력은 당장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당분간 기존 CB를 보유하며 키옥시아의 실적 개선에 따른 투자자산 가치 상승을 도모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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