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을 맞아 부산 해운대를 찾는 피서객들이 늘어난 가운데, 해수욕장을 벗어난 마트와 카페 등에서 수영복 차림으로 다니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온라인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해변 바로 앞이 아닌 대형마트와 주거지역까지 비키니 등 수영복 차림으로 이동하는 사례가 알려지면서 "휴양지에서는 자연스러운 모습"이라는 의견과 "장소에 맞는 복장이 필요하다"는 반응이 맞서고 있다.
지난달 2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해운대 앞 카페에 비키니를 입은 채로 들어가면 안 되나요?'라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테이크아웃 주문을 하려고 카페에 들어갔는데, 매장 측에서 복장 문제를 지적하며 바깥에 계시면 음료를 가져다주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어깨에 큰 비치타월을 걸치고 있었고, 바다에 들어가기 전이라 물도 안 떨어지고 모래도 전혀 없는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해당 사연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누리꾼들은 "해변 바로 앞도 아닌 대형마트까지 수영복만 입고 이동하는 건 다소 과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것과 일반 시민들이 장을 보는 마트에 들어가는 것은 공간의 성격이 다르다는 주장이다.
한 누리꾼은 "바닷가에서 비키니를 입는 것은 당연하지만 마트는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이용하는 생활공간"이라는 취지의 의견을 내놓았다. 또 다른 누리꾼들도 "수영복 위에 셔츠나 반바지 하나만 걸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휴양지라고 해도 최소한 장소에 맞는 복장은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에서는 젖은 수영복 상태로 마트 의자나 시설을 이용할 경우 다른 이용객에게 불편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노출 자체보다 젖은 옷이나 모래가 묻은 상태로 실내에 들어오는 것이 더 문제"라는 의견도 있었다.
반면 수영복 차림을 지나치게 문제 삼을 필요가 없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국내 대표적인 여름 휴양지인 해운대의 특성을 감안하면 해수욕장 주변 상권에서는 어느 정도 자유로운 복장 문화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해외 유명 휴양지에서는 수영복 차림으로 가게나 거리를 다니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해운대도 세계적인 관광지를 목표로 한다면 이런 모습을 너무 낯설게만 볼 필요는 없다", "피서지에서까지 다른 사람 옷차림을 지나치게 신경 쓸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을 내놨다.
또 "몸을 모두 가리지 않았다고 해서 다른 사람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니다", "노출 정도에 대한 기준은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불편하다는 이유로 출입을 막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는 반응도 나왔다.
결국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어디까지를 해수욕장 주변으로 볼 것인가'를 두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해변 바로 앞 편의점이나 음식점이라면 수영복 차림이 자연스럽다는 의견이 많은 반면, 도보로 20~30분 이상 떨어진 마트와 주거지역까지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어렵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해외 유명 휴양지 가운데서는 해변 밖 수영복 차림을 제한하는 곳도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탈리아 소렌토는 지정된 장소 밖에서 상의를 벗거나 비키니 차림으로 이동하는 행위를 제한하고 있으며 위반 시 최대 500유로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프랑스 일부 휴양지역에서도 해변 밖에서는 적절한 복장을 요구하는 안내 표지판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수영복을 입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법적 처벌 대상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신체의 주요 부위가 가려진 일반적인 수영복 차림을 단순히 과다노출이나 경범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법적 규제보다 매장별 안내나 관광지 차원의 복장 에티켓 마련이 현실적인 해결책으로 거론된다.
전문가들 역시 일률적인 처벌보다는 관광지역 특성에 맞는 안내 기준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해운대처럼 해수욕장과 상업지역, 주거지역이 가까이 붙어 있는 곳에서는 어디까지를 해변 생활권으로 볼 것인지 어느 정도 기준을 마련하면 불필요한 갈등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논쟁은 단순히 '비키니를 입어도 되느냐'의 문제를 넘어 관광객의 자유와 지역 주민의 생활권, 그리고 공공장소에서 지켜야 할 복장 예절의 경계가 어디까지인지를 묻는 문제로 번지고 있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은 가운데 해변과 도심이 맞닿아 있는 해운대에서 '수영복 차림의 경계선'을 둘러싼 논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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