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한 달 만에 '구천피'에서 '오천피'까지 천장과 바닥을 오가는 등 국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외환시장과 채권시장에서는 달러 수급 개선과 안전자산 선호가 맞물리며 환율과 금리가 동반 하락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주간거래 종가 기준 1429.8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1일 장중 1559.2원까지 오르면서 1560원선도 넘보던 환율은 1420원대까지 하락했다. 7월 한 달 동안 환율은 125.4원 하락해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3월 이후 월간 낙폭이 가장 컸다. 특히 지난달 30일에는 장중 1418.0원까지 떨어져 지난해 10월 20일 이후 9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그간 높은 환율의 원인으로 지목돼왔던 달러 수급이 개선되면서 원화 가치가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발행 자금이 유입되고,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까지 출회되면서 달러 매도가 이어졌다.
외국인투자자는 그간 국내 증시에서 지속 매도 우위를 보여왔다. 주가가 단기간 급상승하자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자산 배분 조정)에 나서면서 원화 절하 압력이 커졌다. 그러나 지난달에는 8일부터 31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누적 6조1123억원을 순매수하는 등 매수세로 돌아서자 원화 절하 부담이 해소됐다.
한국과 미국, 일본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도 원화 강세를 뒷받침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30일 원·달러 환율은 엔·달러 환율과 함께 가파르게 하락해 1420원을 밑돌았는데, 이는 한·미·일 외환당국이 동반 개입한 결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하반기 1300원대 진입도 전망한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법인세 중간 예납을 위한 환전 수요, 미국 경기 둔화 등으로 추세적 약달러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동시에 채권 금리는 빠르게 내려갔다. 금리 고점이라는 인식과 국제유가가 급락했고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되자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나타난 것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달 24일 연 3.959%까지 올랐지만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며 31일에는 연 3.758%로 20.1bp(1bp=0.01%포인트) 내렸다. 같은 기간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연 4.447%에서 연 4.261%로 18.6bp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된 수준에서 이뤄지면서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된 영향으로 보고 있다.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 이후에도 추가로 긴축에 나설 것이란 인식이 이미 반영돼 있었던 만큼 채권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향후 단기물은 8월 들어 시장이 금리 인상과 대내외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반영하면서 추가 하락 여력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장기물은 견조한 경기 흐름과 재정 확대 기조, 미국 장기 국채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하락 폭이 제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달 말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소화하면서 재차 하락할 전망"이라며 "장기물의 경우 견조한 성장, 적극적 재정과 글로벌 장기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국고채 10년물 기준 상단을 4.70%까지 열어 놓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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