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세제개편안] 성장·민생 감세하고 부동산 과세 강화…세제개편으로 세수 3.4조↑

  • 종부세·부가세 2.7조 증가…소득·법인세는 7000억 감소

  • 서민·중산층 1.2조 줄고 고소득자는 1226억원 늘어

자료재정경제부
[자료=재정경제부]
정부가 반도체와 이차전지, 인공지능(AI) 로봇 등 첨단산업의 국내 생산에 10년간 세액공제를 적용한다. 근로장려금 지급액과 청년·지역 세제 지원도 확대한다. 종합부동산세 과세를 강화하고 비과세·감면을 정비하면서 2031년까지 세수가 총 3조4000억원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재정경제부는 3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편안은 잠재성장률 반등과 민생·지역 지원, 공정과세, 세제 합리화 등 네 가지 방향으로 구성됐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개편안에 대해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한 지원 방안과 서민·중산층, 청년, 지방 등 민생안정 지원 방안을 최대한 충실히 반영하고자 했다"며 "경기 회복세에 따른 세수 호조에도, 인구구조 변화·양극화 대응 등을 위해 중장기 세입 기반의 확충도 요구되고 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세제를 통한 성장 지원책으로 국내생산세액공제가 신설된다. 태양광·풍력발전, 이차전지, 반도체, 핵심소재, AI 로봇 부품 등 6대 분야의 국내 생산·판매량에 따라 소득세와 법인세를 공제한다. 비수도권에서 생산하면 지역에 따라 기준 공제액의 최대 1.5배를 적용한다.

국내 자본시장으로 자금을 유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도입된다. 국내 주식과 주식형 펀드 등에 투자해 얻은 이자·배당소득을 전액 비과세하고, 34세 이하 청년에게는 납입액의 10%를 추가로 소득공제한다. 납입 한도는 연간 2000만원, 총 2억원이다.

민생 분야에서는 근로장려금 소득 기준과 최대 지급액을 함께 높인다. 맞벌이 가구의 소득 기준은 4400만원에서 5200만원으로, 최대 지급액은 330만원에서 360만원으로 올라간다. 단독 가구와 홑벌이 가구의 지급 기준과 한도도 확대한다.

지방 우대도 강화한다. 수도권 밖 R&D·설비투자에는 지역별로 최대 1.5배의 세액공제 가중치를 적용한다. 우대지역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은 10년간 근로소득세의 90%를 감면받는다.

부동산 세제는 실거주 여부와 주택가액에 따라 세부담을 차등화한다. 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이면서 공정시장가액비율과 고가주택 세율, 세액공제 한도를 높인다. 비거주 1주택자와 다주택자의 세 부담도 단계적으로 늘어난다. 종부세 개편에 따른 세수 증가분은 농어촌특별세를 제외하고 약 2조2000억원이다.

구 부총리는 "집은 '사는 것'이 아닌 '사는 곳'이라는 원칙하에 거주 중심의 주택시장이 정착되도록 부동산 세제를 합리적으로 개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보유세 전반을 일률적으로 올리는 개편은 아니라고 부연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종부세는 실거주시 시가 20억원 수준까지는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며 30억원 수준까지는 세 부담이 줄어드는 구조로 설계됐다.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는 보유보다 거주 중심으로 전환된다. 보유기간 공제는 2028년 절반만 인정한 뒤 2029년 폐지하고, 거주기간에 따라 연 8%, 최대 80%를 공제한다. 다만 보유세 인상에 따른 매도 기회를 주기 위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율은 2027~2028년 한시적으로 낮춘다.

정부는 조세지출 241건 중 115건을 정비하기로 했다. 20건을 종료하고 17건은 재정지원으로 전환하며 64건은 제도를 재설계한다. 결혼·출산·입양 세액공제는 예산 지원으로 바꾸고 하이브리드차 개별소비세 감면은 종료한다.

구 부총리는 "그간 지속적으로 일몰을 연장해 오던 관행에서 벗어나 실효성이 낮거나 목적을 달성한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추산한 조세지출 감축 규모는 약 2조5000억원이다.

상속·증여를 앞둔 기업이 주가를 인위적으로 낮추는 이른바 ‘주가 누르기’에 대한 과세 기준도 마련했다. 탈세 제보와 은닉재산 신고 포상금은 법정 지급 한도를 없애고 지급률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시행될 경우 내년부터 2031년까지 세수는 3조4430억원이 증가한다. 세목별로 종부세가 2조1815억원으로 증가 폭이 가장 크다. 부가가치세는 6007억원, 기타 세목은 1조3823억원 늘어난다. 근로장려금 확대와 연구개발(R&D)·투자 세액공제 등에 따라 소득세와 법인세는 각각 5579억원, 1636억원 감소한다.

세 부담 귀착을 기준으로 서민·중산층의 부담은 1조2238억원 줄어든다. 정부는 총급여 8900만원 이하인 전체 근로자 평균임금의 200% 이하 계층을 서민·중산층으로 분류했다. 고소득자는 1226억원이 늘고 중소기업과 대기업은 각각 791억원, 578억원 감소한다.

외국인과 비거주자, 상속인, 공익법인 등 ‘기타’ 부문의 부담은 4조6831억원 증가한다. 조세지원에서 재정지원으로 전환하는 1조1000억원 규모의 항목도 기타 부문에 포함됐다.

올해 세제개편안 개정 대상은 국세기본법과 소득세법, 법인세법, 종합부동산세법 등 11개 법률이다. 정부는 이달 4일부터 20일까지 입법예고를 거쳐 다음 달 3일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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