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울산시 정부광고 173억원의 실태·上] 특정 방송 33억원 집중·일부 중앙지 편중… 기준 공개 미흡한 세금 집행


울산시가 전임 시정 하반기인 2024년 1월부터 2026년 5월까지 집행한 정부광고 내역 1963건을 전수 분석했다. 上편에서는 방송과 신문 등 언론매체별 광고비 배분 현황과 매체 간 격차를 살펴본다. 下편에서는 옥외·인터넷 광고의 집행 구조와 성과 검증 실태를 짚는다.  <편집자주>

 

사진정종우 기자
[사진=정종우 기자]


울산광역시가 전임 시정 하반기인 2024년부터 2026년 5월까지 2년 5개월 동안 집행한 정부광고 예산은 총 173억 7957만원에 달한다. 매달 평균 6억원 안팎의 시민 세금이 시정 정책 홍보 명목으로 각종 언론사와 매체사에 지출된 셈이다.

정부광고는 공공기관이 공익적 정보를 시민에게 전달하기 위해 매체를 선정해 집행하는 행정 절차다. 따라서 매체 선정과 예산 배분에는 객관성과 공정성, 경제성에 대한 설명 가능성이 요구된다.

그러나 본지가 울산시의 광고비 집행 내역 1963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 매체별 예산 배분 과정에서 외부에 공개된 정량적 평가 기준을 확인하기 어렵고, 특정 방송사와 일부 중앙 언론사에 집행이 상대적으로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매체 유형별 집행 현황을 보면 방송 매체가 77억 9438만원(44.8%)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옥외광고 43억 9657만원(25.3%), 인터넷 광고 26억 9410만원(15.5%), 인쇄광고 24억 451만원(13.8%), 해외 광고 9000만원(0.5%) 순이었다.
 

특정 민방에 33억원 집중… "배분 기준 무엇인가"


가장 큰 편차가 나타난 곳은 방송 분야다. 울산시가 방송 매체에 집행한 총 77억 9438만원 가운데 민영방송사인 UBC-TV에 집행된 예산은 33억 1107만원이다. 방송 예산의 42.5%가 한 방송사에 배정된 셈이다.

이는 MBC울산(11억 9835만원)과 KBS울산(7억 5179만원)의 집행액을 합친 19억 5014만원보다 13억원 이상 많은 규모다. 방송사별 집행액은 UBC-TV(33억 1107만원)에 이어 MBC울산(11억 9835만원), YTN(7억 8630만원), KBS울산(7억 5179만원), 연합뉴스TV(4억 9400만원), JCN울산중앙방송(4억 6550만원) 순으로 집계됐다.

방송사의 시청률이나 채널 도달률 등 정량적 지표와 함께 어떤 요소가 실제 집행 판단에 반영됐는지 외부에서 확인하기 어려운 만큼, 지역 언론계 안팎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기준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 방송사 관계자는 "시청률이나 제작 여건, 도달 범위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보더라도 특정 민방에만 수십억원이 지속적으로 배정된 배경은 보다 명확히 설명될 필요가 있다"며 "정부광고는 공공예산인 만큼 집행 기준이 더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 언론사별 배분 격차… 인쇄·인터넷 합산 기준도 불투명


한편 전국 종합지와 경제지로 분류한 중앙 언론사를 기준으로 인쇄광고와 인터넷 광고를 합산한 집행액은 총 14억 1062만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제시한 인쇄광고 총액 24억 451만원이 전체 언론사의 종이신문 광고를 합산한 매체 유형별 통계라면, 14억 1062만원은 중앙 언론사에 집행된 인쇄광고와 인터넷 광고를 언론사별로 다시 묶은 금액이다.

중앙 언론사별 배분 격차도 뚜렷했다. 문화일보는 인쇄광고 1억 3490만원과 인터넷 배너 7040만원을 합쳐 총 2억 530만원으로 중앙 언론사 가운데 가장 많았다. 뒤이어 조선일보(1억 4890만원), 매일경제(1억 3550만원), 한국일보(1억 2677만원), 한국경제(1억 1660만원), 중앙일보(1억 1000만원), 국민일보(1억 315만원), 파이낸셜뉴스(1억 230만원) 순이었다.

문제는 집행액이 상대적으로 많은 언론사와 다른 중앙 언론사 간 집행 격차를 설명할 수 있는 구체적 기준이 외부에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신문 발행 부수와 온라인 유입량(PV·UV), 브랜드 인지도 등 객관적 매체력 지표가 집행 과정에서 어떻게 반영됐는지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부 매체에는 억원 단위 예산이 집행된 반면, 상당수 전국 단위 매체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이 배정되거나 배정이 없었다.

한 중앙 언론사 광고국 관계자는 "지자체 정부광고는 통상 매체력과 도달 범위, 정책 홍보 목적 적합성 등을 종합 고려해 집행한다고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담당 부서나 홍보라인의 정성적 판단 비중이 큰 경우가 많다"며 "동일한 전국지·경제지 범주 안에서도 배분 근거가 보다 명확히 제시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역 일간지는 유사한 규모 배분… 기준 없는 집행이 논란 키워


울산 지역 4개 일간지의 인쇄광고 집행액은 경상일보 2억 3416만원, 울산매일 2억 2565만원, 울산신문 1억 8767만원, 울산제일일보 1억 7472만원 등 총 8억 2219만원으로 집계됐다. 매체별로 차이는 있으나 2년 5개월간 누적 집행액은 1억 7000만원대에서 2억 3000만원대에 분포해 비교적 유사한 규모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지자체 정부광고 예산이 특정 방송사나 일부 언론사에 상대적으로 집중되거나 관행적으로 배분되는 구조에 머물지 않으려면, 자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집행 관행을 줄이고 외부 검증이 가능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지역 행정학계 관계자는 "정부광고 예산은 시민 세금으로 집행되는 공공예산인 만큼, 매체력에 대한 정량적 기준과 정성적 판단 요소가 함께 공개돼야 한다"며 "담당 부서의 재량이 불가피하더라도 설명 가능한 기준이 없다면 형평성 논란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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