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윤의 플러그인] 폴더블 350만원 시대, '혁신'인가 '칩플레이션' 전가인가

  • 부품가 인상 앞세운 고가 정책…애플마저 '300만원대' 합류 전망

  • "폴더블 진입장벽 높여 자칫 수요 둔화할 수 있어"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드빌링스게이트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6 행사에서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와 갤럭시 Z 폴드8·갤럭시 Z 플립8을 경험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드빌링스게이트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6' 행사에서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와 '갤럭시 Z 폴드8·갤럭시 Z 플립8'을 경험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스마트폰 한 대 가격이 350만원에 육박하는 시대가 현실로 다가왔다. 삼성전자가 최근 공개한 최상위 플래그십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 1TB 모델의 출고가는 345만1800원. 웬만한 프리미엄 고성능 노트북 두 대 값과 맞먹는 수준이다.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칩플레이션' 부담을 감안하더라도 정작 소비자가 납득할 만한 수준의 기술 혁신이 반영된 가격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쏟아진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2018~2019년 폴더블폰 시장이 막 개화하던 당시, 제조사들의 최우선 과제는 대중화였다. 기존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에 다다르자 새로운 폼팩터로 대규모 교체 수요를 끌어낼 돌파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생산 수율을 높이고 부품 단가를 낮춰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 기술적 완성도가 뛰어날지라도 일반 소비자가 접근할 수 있는 현실적인 가격대가 형성되지 않으면 대중적 확산에는 한계가 명확한 탓이다.

그러나 이번 가격 인상으로 폴더블폰은 대중적 보급재가 아닌, 상위 1%를 겨냥한 초프리미엄 폼팩터로 격상됐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4대 3 비율의 표준형 '갤럭시 Z 폴드8'과 최상위 스펙을 갖춘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로 라인업을 이원화했다. 갤럭시 S 시리즈의 성공 공식을 이식해 기본 모델로 수량을 확보하고, 울트라 모델로는 높은 수익성과 대표 라인업의 위상을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시장의 관심은 라인업 다변화라는 세일즈 전략보다 새로 설정된 높은 가격대에 쏠려 있다. 특히 최대 350만원이라는 가격을 지불할 만한 기술적 도약과 혁신이 담겼는지가 흥행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티타늄 합금 필름과 강화 티타늄 플레이트를 결합한 '플렉스 티타늄' 디스플레이를 신규 적용해 내구성을 높이고 화면 주름을 크게 개선했다고 강조한다. 여기에 2억 화소 메인 카메라와 50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 4.1㎜의 초박형 두께, 갤럭시 전용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 탑재 등을 세일즈 포인트로 내세웠다.

다만 기존 기술의 단순 개량 및 고성능 하드웨어 부품의 집약일 뿐, 모바일 생태계를 뒤흔들 근본적인 UX(사용자 경험) 패러다임 전환으로 보기는 어렵다. 폼팩터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는 혁신적 경험보다는 고가 부품 탑재로 늘어난 제조 원가를 제품 가격에 그대로 반영한 원가 전가의 성격이 짙다.

삼성전자도 핵심 부품 단가의 급격한 인상에 따른 출고가 조정의 불가피성을 자인한다. 차세대 고성능 부품 가격이 급등한 만큼 단순히 수익 극대화만을 겨냥한 인상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체감 혁신의 폭에 비해 소비자가 짊어질 비용 부담이 지나치게 크다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문제는 이러한 초고가 정책이 삼성전자만의 단발성 행보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올 하반기 출시를 앞둔 애플의 첫 폴더블 역시 최소 300만원대 이상에서 출고가가 형성될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는 양대 강자가 폴더블 카테고리를 '300만원대 초고가 영역'으로 공식화한 셈이다.

혁신을 통한 저변 확대라는 초기 약속은 사라지고, 되레 폼팩터의 대중적 확산 자체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수익성과 브랜드 프리미엄을 확보하는 단기 전략으로는 유효할 수 있으나 장기적인 폼팩터 저변 확대를 위해서는 가격 접근성이 필수적"이라며 "체감 혁신이 낮은 상태에서의 가격 인상은 신규 사용자 유입을 제한해 시장 전체의 성장 동력을 자칫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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