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턱 다시 오르는 유통법…14년 된 배송 규제 수술대

  • 정부·여야 유통법 개정 공감대…새벽배송 규제 완화 논의 탄력

  • 대형마트 매출 줄고, 온라인 비중 60%…업태 간 규제 불균형↑

  • 소상공인 "골목상권 위협" 반발…온·오프라인 형평성 해법 과제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아주경제]

14년간 대형마트 발목을 잡아온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제22대 후반기 국회 원 구성이 마무리된 데다 정부도 유통업계 의견 수렴에 나서면서 유통법 개정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다만 골목상권 침해를 우려하는 소상공인들의 반발이 거세 입법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최근 대형마트와 한국체인스토어협회 관계자들을 불러 유통산업 발전 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의견 수렴에 나선 만큼 업계에서는 유통법 개정 논의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대형마트는 영업시간 제한이라는 족쇄에 묶여 제약을 받아왔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대형마트는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문을 열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점포 문을 닫는 것뿐 아니라 이 시간대 점포를 활용한 상품 포장과 반출도 어려워 사실상 새벽배송 시장 진출이 막혀있다.

그 사이 소비 중심축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했다. 산업통상부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을 보면 지난 5월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1% 감소했다. 반면 쿠팡과 네이버 등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이 주요 유통업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육박한다.
 
홈플러스 영업 정상화는 언제쯤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27일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모습 홈플러스는 지난 22일 서울회생법원이 회생 절차를 9월 4일까지 연장키로 한 것과 관련해 입장문을 내고 긴급운영자금DIP 대출금이 들어오는 대로 임시휴업 중인 67개 핵심 점포를 모두 오픈할 계획이라면서도 지난 5월 4일부터 휴업에 들어갔던 비핵심 점포인 37개 점은 폐점하고 본사와 매장 모두 근무 인력을 최소화해 비용을 줄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6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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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홈플러스가 경영난 끝에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것도 규제 개편론에 힘을 싣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오프라인 점포만 규제하는 현행 제도가 변화한 시장 환경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새벽배송 이용자가 늘어난 점을 고려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과 영업제한 시간에도 온라인 배송을 허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국민의힘은 영업시간 제한을 폐지하고 매월 2회 공휴일 의무휴업 원칙도 삭제해 지역 실정에 맞게 정하도록 하는 방안을 내놨다. 규제 완화 범위에는 차이가 있지만, 여야 모두 현행법 손질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대를 형성한 셈이다.

국책연구기관도 규제 체계가 현실과 동떨어졌다고 지적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온라인 유통의 성장과 유통시장 정책 개선 방향' 보고서에서 유통법이 오프라인 대규모 점포를 중심으로 설계돼 온라인 주문과 새벽배송이 보편화한 현재 시장과 괴리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소상공인 단체들은 규제 완화가 골목상권 생존을 위협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최근 성명을 내고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 완화는 중소 슈퍼마켓과 골목상권을 외면한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연합회는 "고물가와 고금리로 경영난이 심화한 상황에서 대형마트 규제까지 풀리면 동네 영세상인은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입게 된다"며 골목상권 보호·지원대책부터 선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대형마트 규제 완화를 넘어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 전반의 제도적 형평성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공 KDI 연구위원은 "법 개정 논의에서는 온·오프라인 채널 간 규제 형평성을 확보해 어느 한쪽에만 부담이 집중되지 않는 균형 잡힌 규제 틀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테무와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계 이커머스 플랫폼이 국내에 새벽·당일배송 물류망을 구축할 경우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매출이 감소할 가능성도 있어 이 같은 영향을 모니터링하고, 정책에 유연하게 반영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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