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림길 선 2차 지방 이전] "기관만 나눠선 실패 반복" 공공기관 이전 성공 방식은?

  • 교육·의료·문화 시설 등 정주여건 개선해야

  • 지역 대학과 연계해 지역사회와 연결 강화도 중요

공공기관 2차이전
[이미지=제미나이]

정부가 하반기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전략적인 배치가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단순히 기관을 지방으로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산업과 공공기관을 연계한 집적 효과를 얼마나 끌어내느냐가 2차 이전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2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2차 공공기관 이전 대상으로 수도권에 남아 있는 공공기관과 정부 출자·출연기관 등 최대 350여 곳이 거론된다. 정부는 하반기 이전 계획을 발표한 뒤 내년부터 선도기관을 중심으로 이전에 착수할 방침이다.

이번 2차 이전은 기관의 기능과 산업 연계성을 고려해 특정 거점에 집중 배치하는 '집적형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해양·금융·에너지 등 지역의 주력 산업을 중심으로 관련 기관을 묶어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예를 들어 호남에는 에너지 공기업과 관련 기관을, 부산에는 금융·해양기관을 집중 배치하는 방식이다.

정부가 이 같은 방식을 검토하는 것은 1차 공공기관 이전의 한계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지역별 안배에 초점을 맞춘 1차 이전은 형평성 확보에는 일정 부분 기여했지만 산업 연계와 자생적인 성장 기반을 만드는 데는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홍종현 중앙대 공공인재학부 교수는 "당시 기관이 지역별로 지나치게 분산되면서 집적 효과와 지역균형발전 효과가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공공기관 이전이 정치 논리에 좌우되는 것이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치적 고려가 커질수록 기존 원칙이 흔들리고 집적 효과도 약화될 수 있다"며 "결국 잘못된 입지 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향수 한국지방자치학회장(건국대 공공인재학부 교수)도 "1차 이전 당시에도 지역 특성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된 측면이 있었다"며 "이 경우 공공기관 이전의 본래 목적인 국가균형발전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주 여건 개선도 핵심 과제로 꼽힌다. 1차 이전 당시 교육·의료·문화시설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으면서 가족 동반 이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일부 혁신도시에서는 평일에만 근무하고 주말에는 수도권으로 돌아가는 '주말 공동화' 현상이 나타났다. 이 회장은 "일부 혁신도시는 생활 인프라가 여전히 부족하다"며 "교육과 의료, 문화시설은 물론 이를 담당하는 공공기관까지 함께 이전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역사회와의 연계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공기관이 이전하면 지역 대학과 계약학과를 운영하거나 채용 연계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인재 양성 체계를 함께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지역 대학과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 같은 계획을 갖춘 지자체를 이전 대상지로 우선 검토해야 한다. 단순히 세수 확대만을 내세우는 방식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전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도 과제다. 마 교수는 "1차 이전 과정에서는 혁신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새로운 택지를 개발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들었다"며 "논밭을 새로 개발하기보다 기존 도심의 유휴 부지와 공공시설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혁신도시를 새로 조성하기보다 광역시를 중심으로 거점을 육성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홍 교수는 "우선 광역시에 공기업과 공공기관을 배치하고 이후 권역별 중심 도시로 확산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며 "기존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어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산업 집적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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