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버넘 영국 하원의원이 17일(현지시간) 영국 새 총리로 선출됐다. [사진=AFP 연합뉴스]
영국 집권 노동당의 앤디 버넘 하원의원이 차기 정부를 이끌 새 총리로 확정됐다.
노동당은 17일(현지시간) 특별 당대회를 개최하고 전날 마감된 당 대표 경선에 단독 입후보한 버넘 의원을 신임 대표로 공식 선출했다고 발표했다.
버넘 대표는 오는 20일 찰스 3세 국왕을 알현하고 정부 구성 권한을 위임받아 영국의 제59대 총리로 정식 취임할 예정이다. 지난달 보궐선거를 통해 하원에 복귀한 지 단 한 달 만에 다우닝가 10번지 총리실에 입성하는 역대급 '초고속' 정권 교체다.
올해 56세인 버넘 대표는 카리스마 있는 이미지와 탄탄한 지방행정 경험을 두루 갖춘 인물이다. 리버풀 노동자 가정 출신으로 15세에 노동당에 입당한 그는 17년간 하원의원으로 활동하며 토니 블레어와 고든 브라운 내각에서 문화부·보건부 장관 등을 지낸 베테랑이다.
2017년부터 잉글랜드 북부 그레이터 맨체스터 시장을 3연임하며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북부의 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중앙 정치의 극심한 파벌 싸움에서 벗어나 있던 덕분에 당내 여러 계파로부터 거부감 없는 '구원투수'로 추대될 수 있었다.
버넘 대표는 중도 실용주의 노선에 치우쳐 고유의 색채를 잃었던 노동당의 정체성을 재정립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날 당대표 취임 연설을 통해 "1980년대 이후 정치 권력은 지나치게 중앙집권화되었고 경제는 민영화의 폐해를 겪었다"며 '선명한 노동당' 비전을 공언했다.
경제 구조 개혁, 공공 통제력 강화, 재산업화 등을 통해 나라 전역의 성장을 고르게 촉진하겠다는 포부다.
주택, 교통, 교육 등 민생과 직결된 행정 권한을 지방으로 과감히 이양해 지역 맞춤형 발전도 예고했다. 런던 중심축을 탈피해 맨체스터에 제2의 총리실인 '북부 총리실'을 설치하겠다는 파격적인 공약도 전면에 내걸었다.
다만 세금 인상 반대 등 기존 노동당의 총선 공약과 현 내각의 이민 제한 기조는 그대로 유지하며 현실적인 재정 규칙은 준수할 방침이다.
당 안팎의 기대감 속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는 존재한다. 전임 스타머 총리가 오랜 기간 예비내각을 이끌며 국정을 준비했음에도 난항을 겪었던 반면 버넘 체제는 준비 기간이 짧아 중앙 무대에서의 정책 검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현재 영국이 직면한 경기 성장 둔화와 빈약한 공공 재정 압박, 좌우 포퓰리즘의 공세 속에서 '북부의 왕'이 과연 고사 위기의 영국 경제를 살려낼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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