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진의 金맥 지도] "요양원도 프라이버시"…보험사가 바꾼 노후 돌봄

  • 보험사 요양시설 1·2인실 비중 97%

  • 도심형 시설·AI 돌봄 등 차별화 경쟁

  • 중간 가격대 시설 공급 확대는 과제

사진챗GPT
[사진=챗GPT]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장기요양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국내 요양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기존 개인 운영 중심이던 요양시설 시장에 보험사들이 잇달아 진출하면서 도심형 요양시설과 차별화된 서비스가 새로운 선택지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특히 개인 공간과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수요에 맞춰 1·2인실 중심의 구성이 강화되고 있다.

15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보험사가 운영하는 요양시설의 전체 침실 가운데 1·2인실 비중은 96.8%로 집계됐다. 이 중 1인실 비중만 41.9%에 달한다. 전국 노인요양시설의 1인실 비중이 3.8%에 그치는 것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다인실 위주였던 기존 요양시설과 달리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생활 편의를 강화한 공간 구성이 새로운 요양시설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KB라이프를 비롯해 신한라이프와 하나생명, 삼성생명 등 주요 생명보험사들은 자회사를 통해 요양시설을 직접 운영하거나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단순히 요양시설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서비스 경쟁력 강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1·2인실 중심의 객실 구성은 물론 건강관리와 재활, 문화 프로그램 등을 결합한 맞춤형 돌봄 서비스를 앞세워 기존 요양시설과는 다른 운영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보험사 중 가장 활발히 요양사업을 펼치고 있는 KB라이프는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를 통해 개인별 케어플랜과 건강관리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선진국형 케어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신한라이프도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스마트 돌봄 시스템과 전담 케어매니저를 도입하는 등 서비스 고도화에 힘을 쏟고 있다.

보험사들이 선보인 프리미엄 요양시설을 향한 관심도 뜨겁다. 업계에 따르면 일부 시설은 입소 대기자가 수천명에 달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동안 충족되지 못했던 도심 내 양질의 요양시설 수요가 보험사의 시장 진출을 계기로 점차 해소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처럼 시설과 서비스 수준이 높아진 만큼 이용료도 기존 요양시설과 차이를 보였다. 보험사가 운영하는 요양시설의 월 이용료는 250만~480만원 수준으로 일반 요양시설(100만원대 초반)보다 2~4배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상급침실 이용료와 맞춤형 돌봄 서비스 등이 가격에 반영된 결과다.

다만 보험사를 중심으로 한 고가의 요양시설이 늘어나면서 기존 저가 시설과 양극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소득층은 보험사의 프리미엄 시설로, 중산층 이하는 영세·공공시설이나 가족 돌봄에 의존하게 되는 돌봄 격차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다.

이에 보험연구원은 민간 부지 장기 임대나 건물을 장기간 일괄 임차해 운영하는 방식 등 시설의 소유와 운영을 분리하는 모델을 허용하면 보험사의 초기 투자 부담을 줄이고 중간 가격대 요양시설 공급 확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비용만으로는 이용료를 낮추는 데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요양시설은 초기 투자비보다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건비 비중이 더 중요하다"며 "이용료를 낮추기 위해 인력을 줄이면 결국 서비스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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