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사 5000억 융단폭격 가시화, 렌트카 업계 '곡소리'

  • 롯데렌탈, SK렌트카 1·2위 합산 점유율보다 금융사 점유율이 44%로 더 높아

  • 자동차 렌털업 취급 한도 10% 포인트 완화 시 약 5000억 물량 폭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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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인공지능(AI) 제미나이가 생성한 이미지 입니다[사진=구글]

금융당국의 캐피탈사 자동차 렌털업 취급 한도 완화 규제를 놓고 렌터카업계와 여신업계가 정면 충돌했다. 렌터카업계는 대규모 자금 조달이 가능한 금융사의 골목 상권 침해라고 주장하는 반면, 캐피탈사는 장기 렌터카 리스에 대한 소비자 선택권 강화라는 주장으로 맞서고 있다.

렌터카업계는 시장 포화로 돌파구 마련이 절실한 상황에서 금융사의 렌털업 영토 확장까지 맞물리면 기존 업체들의 경쟁이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시장 양극화·중고차 자산 가치 폭락 등 생태계 전체가 붕괴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는 최근 금융위원회에 캐피탈사의 자동차 렌털 취급 한도 완화에 반대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현행 여신전문금융업 규정은 금융사의 렌터카 사업을 '부수업무(부업)'로 규정해 렌터카 자산이 리스 자산을 초과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금융위는 행정명령을 통해 금융사의 렌터카 자산 비율을 30% 이하로 제한하고 있는데, 이를 40%로 확대하자는 게 이번 규제 완화의 골자다.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전체 1000여 개 렌터카 사업자 중 단 17개 금융사가 시장의 44%를 장악한 상황에서 규제까지 완화되면 중소 렌터카 사업자의 생존기반이 무너진다"며 "대형 금융사가 '렌털+금융상품' 결합을 통해 렌탈 시장에서 지배력을 강화하면 중소 렌터카 사업자의 생존권 기반 붕괴는 물론 저신용자, 서민들의 이동권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KRC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렌터카 총 인가대수는 약 133만 대로, 10조 원 규모다. 현재 렌터카 시장은 롯데렌탈(21.8%)과 SK렌터카(16.5%) '양강'이 전체 시장 점유율의 38.3%, 현대·하나·KB캐피탈 등 17개 금융사가 44%, 나머지 1000여개 중소 업체들이 17.7%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17개 금융사가 보유한 현 렌터카 자산(약 48만대·4조4000억원)을 고려하면, 이번 규제 완화를 통해 금융사가 시장에 추가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은 약 4만8000대(4500억원)로 추산된다. 이 경우 중소 업체 점유율은 10% 미만으로 추락해 수많은 영세 업체들이 도산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우려다.

렌터카 업계 관계자는 "렌털 시장이 포화인 상태에서 금융사가 5000억원대 물량을 추가 공급하면 중소업체들의 도미노 부도가 우려된다"면서 "대기업, 금융사들의 틈바구니에서 저신용자의 이동권과 금융 보안 역할을 하던 중소 업체들이 무너지면 금융권 리스나 장기렌트를 이용하지 못하는 서민, 프리랜서, 소상공인 등은 생업에 필요한 차량을 빌릴 수 있는 창구 자체가 막힐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금융사가 5만대 렌터카를 추가 공급하면 중고차 시세가 폭락하면서 기존 업체들이 보유하던 차량 잔존가치가 훼손된다"며 "이는 업계 전체의 자산 건전성 악화와 생태계 파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초반에는 금융사 진출로 경쟁이 심화돼 가격이 내려가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결국 경쟁자가 사라지면 소비자들은 금융 플랫폼이 정한 가격과 패키지 상품에 종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캐피탈 업계는 이번엔 반드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사의 장기 렌터카 사업은 국토교통부가 아닌 금융감독원의 감시로 세제 혜택과 규제가 더 엄격한 만큼 본업 비율이라도 완화해야 형평성이 맞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또 관광지 위주의 단기 렌터카 사업에 집중하는 중소 렌터카 업체와 달리 금융사들은 3~4년 이상의 장기 렌터카 및 리스 상품을 취급하기 때문에 경쟁 구도가 완전히 다르다는 것도 캐피탈사의 입장이다.

한 캐피탈사 관계자는 "리스와 렌털은 사실상 유사한 상품인데도 규제로 사업 확장에 큰 제약을 받고 있다"며 "캐피탈사들은 금융소비자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일반 렌터카 업체들보다 약관이나 계약 과정에서의 소비자 보호 수준이 높고, 또 금융사들이 경쟁에 적극 참여하면 가격이 낮아져 소비자 입장에서는 긍정의 메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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