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기본·원칙·상식] 7천피 붕괴에 개미들 '패닉'…韓증시, 정상적 상황 아니다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코스피 7000선이 무너졌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1만피 시대'를 이야기하던 시장이 순식간에 공포에 휩싸였다. 신용융자를 일으켜 투자했던 이른바 '빚투' 투자자들은 반대매매의 악순환에 내몰렸다. 증시는 원래 오르고 내리는 곳이다. 하지만 지금의 하락은 단순한 가격 조정을 넘어 시장의 신뢰 자체를 흔들고 있다는 점에서 심상치 않다.

주가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대외 악재다. 미국의 긴축 장기화 우려와 AI 투자 사이클 둔화 논란, 반도체 업황에 대한 피크아웃 우려가 겹쳤다. 여기에 중동 정세 불안까지 더해지며 글로벌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외국인 자금은 빠르게 이탈했고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일제히 무너지면서 지수 하락을 키웠다.

그러나 외부 충격만으로 최근의 급락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진짜 문제는 상승장에서 과도하게 쌓인 레버리지다. 주가가 오를 때는 신용융자가 상승을 증폭시키지만 하락장이 시작되면 그 효과는 정반대로 나타난다. 일정 수준 이하로 주가가 떨어지면 증권사는 담보 부족을 이유로 강제 매도에 나선다.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지면 주가는 더 떨어지고, 또 다른 반대매매를 부르는 연쇄 작용이 반복된다. 지금 시장에서 벌어지는 현상이 바로 이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의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상당수 투자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대형주조차 안전자산이라고 믿고 신용을 활용했다. 하지만 대형주가 무너지자 손실 규모는 예상보다 훨씬 커졌다. 상승장에서 '빚을 내도 결국 오른다'는 낙관론이 얼마나 위험한 착각이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더 큰 문제는 시장 심리다. 주식시장은 숫자보다 신뢰가 먼저 무너지면 회복까지 훨씬 긴 시간이 걸린다. 투자자들은 언제 추가 하락이 나올지 몰라 현금을 움켜쥐고, 기업들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다. IPO 시장은 얼어붙고, 벤처와 혁신기업으로 흘러가야 할 자금도 막힌다. 금융시장의 불안은 결국 실물경제까지 위축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도 냉정하게 대응해야 한다. 시장을 인위적으로 떠받치는 부양책은 오히려 왜곡을 키울 수 있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다. 과도한 반대매매가 시장을 왜곡하지 않는지 점검하고, 증권사들의 신용공여 관리 체계를 다시 살펴야 한다. 특히 특정 종목에 신용이 과도하게 몰리는 현상과 레버리지 상품의 위험성은 이번 기회에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이라는 두 목표를 균형 있게 달성해야 한다.

투자자 역시 교훈을 얻어야 한다. 빚으로 수익률을 높이려는 전략은 상승장에서는 달콤하지만 하락장에서는 치명적인 독이 된다. 주식투자는 기업의 성장에 투자하는 것이지 레버리지에 베팅하는 게임이 아니다. 신용거래는 어디까지나 감당 가능한 범위에서 제한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이번 7000선 붕괴가 단순한 숫자의 의미에 그쳐서는 안 된다. 과도한 레버리지와 단기 투기, 쏠림 투자에 대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시장은 결국 회복한다. 그러나 그 회복은 투명한 제도와 건전한 투자문화,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시장 신뢰 위에서만 가능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낙관도, 과도한 공포도 아니다. 시장의 체력을 회복할 수 있는 냉철한 처방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