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그룹 채권투자자들, 금감원에 철저한 조사 촉구..."JTBC, 채권 발행 전 사실상 자본잠식"

  • 변호인단, 금감원에 325억대 피해 금액 1차 의견서 제출

  • 신한투자증권, 위험 요소 인지하고도 투자설명서엔 모순된 결론

  • 금감원에 검사범위 확대, 민원 병합 처리, 증거자료 보존 등 요구

중앙일보·JTBC 사옥 사진연합뉴스
중앙일보·JTBC 사옥 [사진=연합뉴스]

중앙그룹 계열사의 채권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이들이 금융사들의 부실한 검증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금융감독원에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13일 법무법인 창천과 변호사 이복현 법률사무소 등으로 구성된 'JTBC·중앙그룹 회사채 피해 공동변호인단'은 광화문 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피해 현황과 더불어 금융회사들의 부실한 검증을 지적하고 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우선 이날 브리핑에서 변호인단은 금융감독원 금융투자검사2국 및 금융소비자보호국에 신청인 250명, 피해 금액 325억 2000만원 규모의 1차 의견서를 지난 10일 제출했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이 이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JTBC는 발행 전부터 실질적인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2025년 말 연결 기준 JTBC의 자본총계는 190억원으로 자본잠식률이 무려 96.7%에 달했으며, 자본으로 착시 효과를 준 계열사 인수 신종자본증권 1544억원을 제외하면 실질 자본총계는 약 -1354억 원에 이르렀다. 특히 변호인단은 결산 직전인 2025년 9월에 4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장부상 자본잠식 결산을 교묘히 모면한 정황도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은 이번 사태에서 대표주관사인 신한투자증권의 행태를 가장 큰 문제로 지적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스스로 작성한 기업실사 보고서에 자본잠식, 수년간 적자 누적, 단기성 차입금 편중 등의 위험 요소를 명확히 인지하고서도 투자설명서에는 '유사시 계열사의 지원 가능성을 고려할 때 단기 유동성 위험은 제한적', '원리금 상환은 무난할 것'이라는 모순된 결론을 내렸다고 꼬집었다.

정작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는 신용평가서에 '계열 전반의 재무부담 확대로 유사시 계열지원 가능성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명시했으나, 주관사인 신한투자증권은 이를 철저히 묵살했다고 비판했다. 심지어 신한투자증권의 방문실사는 단 하루짜리 유선 회의로 대체되었고, 주관계약 체결 후 대금 납입까지 단 3주 만에 속전속결로 진행된 사실도 드러났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이 같은 증권사의 부실한 검증으로 인해 위험이 고스란히 개인투자자들에게 전가됐다고 주장했다. 발행 당시 수요예측 참여금액은 발행예정액에 미달한 770억원에 그쳤고 연기금이나 은행의 참여가 전무했다고 밝혔다. 참여 물량의 대부분은 개인 재산인 '투자일임재산 계정'을 포함한 운용사 명의였고, 신한투자증권은 수요 미달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발행액을 930억원으로 증액 발행했다. 한 발 더 나아가 발행 직전에는 위험 요소는 쏙 빼고 긍정적 전망만 담긴 IR 자료가 투자일임사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개인들에게 배포됐다고 밝혔다.

또한 전단채를 판매한 키움증권에 대해서는 상담원이 해피콜 거부 등록을 직접 안내·유도해 투자자 보호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장내 회사채 직접 매수 211명, 투자일임 편입 29명, 전단채 매수 10명 등 총 250명이며, 피해 금액은 325억 2000만원에 달한다. 또한 자체 집계 결과 중앙그룹 관련 개인 계좌는 450여개, 금액으로는 760억원 규모에 달해 실제 피해 규모는 이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수많은 개인이 투자 원금을 사실상 전액 상실할 위기에 처한 반면, 발행사와 금융회사들은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 JTBC는 부실 속에서도 930억원의 자금을 조달해 이 중 330억원을 자회사 대여금으로 썼고, 부도 두 달 반 전에는 계열사인 중앙홀딩스가 보유한 신종자본증권 200억원만 현금으로 우선 콜옵션을 행사(회수)했다.

변호인단은 "다수의 개인투자자가 막대한 피해를 본 반면 신한투자증권과 키움증권, JTBC는 상당한 수준의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며 금융감독원에 △검사 범위 확대 △민원 병합 처리 △증거자료 보존 조치 등을 요구했다.

변호인단은 신한·키움증권뿐만 아니라 전단채를 주관한 한양증권, 장내 거래 중개 증권사, 소규모 투자일임사, 신용등급을 부여한 신용평가사까지 전 단계에 걸친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이미 개별 접수된 피해자들의 민원을 하나의 사안으로 병합해 신속히 처리하고, 메신저 로그와 이메일·매매원장 등 인멸되기 쉬운 핵심 증거에 대한 즉각적인 보존 명령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달 12일 JTBC가 총 206억 원 규모의 유동화 차입금을 만기 상환하지 못해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하며 중앙그룹 재무 위기 사태가 발생했다.

이후 중앙홀딩스, 콘텐트리중앙, 중앙피앤아이, 메가박스 중앙과 JTBC가 차례대로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이에 법원은 JTBC의 자율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 신청을 받아 회생절차 개시를 보류하고 나머지 4곳에 대해서는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법적 공방이 시작되자 채권 투자자들은 검사 출신인 이복현 전 금융감독원장과 법무법인 창천 등을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해 대응에 나섰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