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 AI국가대전환 = 안형준 국가데이터처장] AI 데이터혁명,  국가데이터가 AI 경쟁력이다

AI 시대의 석유는 데이터다. 아무리 뛰어난 AI도 학습할 데이터가 없으면 작동하지 않고, 데이터의 품질이 곧 AI의 품질을 결정한다. 대한민국 정부와 공공기관에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방대한 데이터가 축적돼 있지만, 부처마다 흩어져 있고 형식과 품질도 제각각이다. 이 데이터를 연결하고 AI가 읽을 수 있게 만드는 일이 대한민국 AI 강국 도약의 관건이다.

그 중심에 안형준 국가데이터처장이 있다.

안형준 국가데이터처장오른쪽이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나라셈도서관 집무실에서 버트 크로즈 국제통화기금 통계국장과 데이터 거버넌스 빅데이터 및 AI 등의 주제를 논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안형준 국가데이터처장(오른쪽)이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나라셈도서관 집무실에서 버트 크로즈 국제통화기금 통계국장과 데이터 거버넌스, 빅데이터 및 AI 등의 주제를 논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AI 경쟁의 핵심을 묻는다면 많은 사람이 반도체와 GPU, 데이터센터와 거대언어모델을 떠올린다. 그러나 AI를 움직이는 가장 기본적인 자원은 데이터다. 좋은 데이터를 학습하면 정확한 결과를 낼 가능성이 커지고, 잘못된 데이터를 학습하면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결국 AI의 경쟁력은 데이터의 경쟁력이다. 안형준 처장이 강조하는 지점도 여기에 있다. 데이터를 단순히 많이 보유하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AI가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AI 강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AI가 읽을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데이터는 정부 부처와 지자체,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에 널리 흩어져 있다. 국세청의 세금 데이터, 보건복지부의 복지 데이터,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의료 데이터, 국토교통부의 부동산·교통 데이터, 고용노동부의 일자리 데이터, 교육부의 교육 데이터가 각각 따로 관리된다. 부처별 데이터 칸막이가 존재하고 관리기준도 다르다. 그러나 데이터는 연결될수록 가치가 커진다.

소득과 복지 데이터를 연결하면 도움이 필요한 국민을 더 정확히 찾을 수 있고, 의료와 건강 데이터를 연결하면 질병 위험을 예측할 수 있으며, 인구·교통·산업 데이터를 연결하면 지역소멸과 균형발전 정책을 정교하게 설계할 수 있다. 안형준 처장이 추진하는 범정부 데이터 거버넌스는 대한민국 전체의 데이터를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고 연결하는 작업이다. AI 시대의 정부는 데이터를 보유하는 정부가 아니라 데이터를 연결하는 정부가 되어야 한다.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제도가 필요하다. 현재 대한민국의 데이터는 분야별로 나뉘어 관리돼 국가 전체를 체계적으로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안형준 처장이 국가데이터기본법 제정을 강조하는 이유다.

국가가 어떤 데이터를 보유하는지 파악하고, 중요한 데이터를 지정하며, 품질을 관리하고, 부처 간 데이터 활용을 지원하며, 민간과 공공데이터를 안전하게 연결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

국가데이터위원회를 구성해 범정부 데이터 정책을 총괄·조정하는 구상도 추진되고 있다. 데이터도 토지와 자원, 자본과 기술처럼 국가의 중요한 자산으로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데이터가 많다고 AI가 잘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AI가 데이터를 이해하려면 언제, 누가, 어떤 기준으로 만들었는지, 무엇을 의미하고 다른 데이터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설명하는 메타데이터가 필요하다. 안형준 처장이 AI 친화형 국가 메타데이터 구축을 강조하는 이유다. 파편화된 데이터를 정리하고 오류를 수정하며 기준을 통일해 AI가 학습·분석할 수 있는 형태로 전환하는 AI-Ready Data 작업이 새로운 모델 개발보다 먼저 필요한 일이다.


저출생과 고령화, 지역소멸, 청년실업과 주거 문제는 어느 한 부처의 데이터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저출생 문제는 소득·주거·교육·일자리 데이터를 함께 봐야 하고, 고령사회 문제는 의료·복지·소득·주거 데이터를 연결해야 하며, 지역소멸 문제는 인구·산업·교통·생활인구 데이터를 함께 분석해야 한다. 안형준 처장이 정책 맞춤형 융합데이터 개발을 강조하는 이유다. AI가 이런 융합데이터를 분석하면 정책의 정확성이 높아지고, 정부 정책도 경험과 직관에서 데이터와 과학에 기반한 방식으로 바뀔 수 있다. AI 데이터혁명의 목표는 데이터를 많이 모으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문제 해결 능력을 높이는 것이다.


AI는 통계를 만드는 방식도 바꾸고 있다. 조사·수집·분류·오류확인·분석·작성으로 이어지는 통계 생산 과정에서, AI는 방대한 자료를 자동으로 분류하고 이상 데이터를 찾아내며 여러 데이터를 연결해 새로운 통계를 만드는 작업을 지원할 수 있다. 안형준 처장이 추진하는 국가통계 AX의 핵심이다. AI가 통계 전문가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반복 업무를 AI가 지원하고 사람은 더 중요한 분석과 판단에 집중하는 디지털 통계행정에서 AI 통계행정으로의 전환이다.


국가통계포털도 달라질 수 있다. 국민이 “우리 지역 청년 인구는 얼마나 줄었나” 같은 질문을 일상 언어로 던지면, AI가 의미를 이해하고 필요한 통계를 찾아 분석한 뒤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방식이다. 국가통계포털이 단순한 통계 검색 사이트에서 국민의 AI 데이터 비서로 진화하는 것이다. 동시에 AI 산업, 로봇 산업, 플랫폼 노동, 생활인구와 관계인구 같은 새로운 현상을 정확히 파악할 새로운 통계 개발도 필요하다. 정확한 통계는 국가경영의 나침반이다.


과거 국가경쟁력이 영토와 자원, 자본과 기술에서 나왔다면 AI 시대에는 데이터가 새로운 자산이다. 안형준 처장은 데이터를 국가의 자산이자 주권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데이터를 행정의 부산물이 아니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투자해야 할 전략자산으로 보는 것이다. 통신회사의 이동 데이터, 카드회사의 소비 데이터, 플랫폼 기업의 검색·이용 데이터 등 민간데이터와 공공데이터를 안전하게 연결하면 생활인구 통계처럼 현실을 더 정확히 보여주는 새로운 가치가 만들어진다.

다만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기업이 투자해 만든 데이터의 가치도 인정해야 하며, 무조건적 개방보다는 공공과 민간이 함께 성장하는 데이터 시장을 만드는 것이 과제다.


데이터를 많이 연결할수록 개인정보 보호의 중요성은 커진다. 누가 내 데이터를 보고, 어디에 활용하며, AI가 나를 어떻게 판단하는지에 대한 국민의 불안에 국가는 답해야 한다. 데이터 활용과 개인정보 보호는 양자택일이 아니라 함께 가야 할 과제이며, 가명정보와 동형암호, 재현자료 같은 기술도 활용할 수 있다.

데이터를 많이 가진 정부보다 국민이 믿을 수 있는 정부가 더 강한 데이터 국가가 되는 이유다. 신뢰가 데이터 활용의 가장 중요한 인프라이기 때문이다. 공무원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 데이터를 읽고 AI를 활용하며 통계를 이해해 정책을 설계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국가데이터처가 AI·데이터 인재양성을 강조하는 이유다.


안형준 처장은 특별한 위치에 있다. 국가데이터처의 초대 수장이라는 점이다. 과거 통계청의 역할이 정확한 국가통계 생산이었다면, 국가데이터처의 역할은 훨씬 넓다. 국가 전체 데이터 관리, 부처 간 연결, 품질 제고, AI 활용 생태계 조성, 데이터 정책 총괄·조정까지 아우른다. 통계를 만드는 기관에서 데이터로 국가의 미래를 설계하는 기관으로 변화해야 하는 것이다.

국세청·복지부·국토부·고용부·교육부·지자체의 모든 데이터가 안전하게 연결되고 AI가 이를 분석해 국가의 문제를 찾아내고 정책 효과를 예측하며 국민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먼저 제공하는 나라. 대한민국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AI 데이터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것, 그것이 안형준 처장이 이끌어야 할 AI 데이터혁명의 최종 모습이다.


:안형준 국가데이터처장:
20년 넘게 국가통계와 데이터 정책 분야에서 일해온 전문가다. 재정경제부를 거쳐 통계청으로 옮긴 뒤 경제통계와 통계정책 주요 보직을 거쳤고, 통계청 차장과 통계청장을 지낸 뒤 통계청이 국가데이터처로 격상되면서 초대 처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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